위기의 미국 제조업...연준 긴축 여파로 2년 만에 성장 둔화

입력 2023-03-07 17:17 수정 2023-03-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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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 신규 수주 6개월 연속 위축
제조업 생산 지난해 5월 최고점서 1.7% 감소
연준 금리 인상, 구매 비용 높여
수요 줄자 생산, 고용도 타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여파가 제조업을 덮치기 시작했다. 소비자와 기업이 지출과 투자를 줄이면서 신규 주문과 생산이 타격을 받았다. 지난 2년간 강한 성장세를 보인 제조업이 둔화 조짐을 보인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미국 제조업 지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공산품 신규 수주는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위축됐다. 연준이 3개월 이동 평균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 생산은 2022년 5월 최고점에서 1.7%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월 항공기를 제외한 민간 설비 수주(인플레이션 조정)는 2021년 11월 고점 대비 3.4% 줄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인과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연준이 가파르게 끌어올린 금리는 가전제품이나 기계류 구매 비용을 높였다. 고물가까지 겹치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세계 최대 공구기업 스탠리블랙앤데커의 코빈 월버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예산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강달러 추세도 부메랑이 됐다. 수입 가격이 뛰자 해외 거래처들이 신규 주문을 꺼린 것이다. 제조품 신규 수출 주문은 7개월 연속 위축됐고, 미국 상품 수출은 지난해 말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요 감소는 생산 부진으로 이어졌다. 연준 자료에 따르면 1월 가전·가구·카펫 생산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줄었다. 주요 금속과 기계류 생산도 각각 3.6%, 1.8% 감소했고, 플라스틱·식품·음료 생산량 역시 1년 전에 미치지 못했다.

고용시장에도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제조업 부문 고용은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지만 1월까지 3개월간 고용 증가세는 1년 반 만에 가장 느린 속도를 보였다.

제조업 침체는 미국 경제 전반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크지 않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제조업 불황은 경기침체를 수반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조치로 올해 경제가 냉각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조나선 밀라 바클레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더 심각한 침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를 2007년 이후 최고치로 높인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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