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온천행 전용선로까지 만들어졌던 ‘동래역’

입력 2022-11-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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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래역은 일제강점기 동해남부선 부설과 함께 1933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역사는 1934년에 신축되어 수차례 증개축이 이루어졌지만 벽돌과 나무 구조, 박공지붕 등의 보존상태가 뛰어나다. 부산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로 일제강점기에는 동해안 광물자원이 수탈되던 현장이었지만 광복 이후에는 부산과 동해안을 이어 부산의 발전과 성장을 함께하는 현장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준철도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동해선의 새로운 동래역이 세워지고 옛 동래역 자리에 도로가 건설되면서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지만, 역사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아져 현재의 위치로 이전 복원되었다. 새롭게 지어진 동해선 동래역은 이용자 중심 디자인이 적용된 역사로 바닷가를 인접한 동해선의 특성을 살려 돌고래를 형상화하여 지어졌으며 자전거 이용자, 영유아 동반객, 교통약자 등 다양한 이용객들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동래의 명칭은 본래 거칠산국으로, 신라 경덕왕 때 동래군으로 고쳐 이에 따르고 있다고 전해진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 변진전에는 삼한시대 24개국 국명 중에 독로국이 있어 동래로 음전되어 정착되었다는 설도 있다. 동래지역은 조선시대 군사상 요충지로 조선 후기에는 동래도호부로 역할하였다.

삼한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래읍성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가장 먼저 전투가 치러졌던 역사적 공간이다. 결사항전에도 불구하고 성은 함락되었지만 동래부사 송상현의 순국은 항전의 표상이 되었고, 살아남은 이들 역시 다시 의병으로 들고일어났다. 그러한 항전의지는 300여 년이 지난 일제강점기에도 지속되었다. ‘부산역사문화대전’에 따르면 1919년 3월 동래장터에서 동래고등보통학교 학생, 명정학교와 범어사 지방학림 학생들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펼쳐졌다. 곧바로 주도자들은 연행되었지만 다른 학생들은 동래 읍성 서문에서 남문에 이르는 곳에서 만세 시위를 하며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동래온천은 신라시대부터 신정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던 온천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백학이 목욕을 하던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데, 1883년부터 일본인들이 욕심냈을 만큼 유명세가 대단했다. 약알카리성의 온천으로 병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좋다고 알려지면서 인기가 매우 높았는데, 이 때문에 부산진에서 동래온천장에 이르는 전용 선로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1909년 부산수도공사에 사용된 경편레일과 기관차를 인수하여, 부산 내 일본 자본가들이 부산궤도주식회사를 설립하여 건설한 동래선이 바로 그것이다. 1915년 이 궤도를 활용한 전차가 정식 개통하면서 동래온천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시작되었는데, 개통일 당시 부산일보에 전차와 동래온천이라는 기획 기사 아래 동래온천에 대한 전면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옛 전차 동래 역 터를 알리는 비석과, 온천장역에 설치되었던 할아버지 상의 흔적이 남아있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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