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바이오 사업 날개 펼쳤다…‘5년 내 매출 2조’ 자신감 비결은?

입력 2022-10-20 06:00 수정 2022-10-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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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LG화학)
(자료제공=LG화학)

LG화학이 글로벌 신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항암제 보유 기업 인수를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면서도 까다로운 미국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입할 지름길을 확보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생명과학부문의 매출을 연간 2조 원 규모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LG화학은 8000억 원(5억6600만 달러)을 투자해 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아베오는 지난해 신장암 3차 치료제 '포티브다'의 FDA 허가를 획득한 기업이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 사장은 19일 오후 진행된 설명회에서 "아베오 인수는 초기 단계 임상 파이프라인 항암제의 개발 성공 확률과 시간, 상업화 준비 등 모든 과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미국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항암제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티브다는 1일 1회 경구 투여하는 표적항암제로, 타깃 선택성이 뛰어나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인정받아 지난 8월 미국 항암치료가이드라인의 권고 약제 지위를 획득하기도 했다. 올해 매출액은 1500억 원대로 예상되며, 최대 5160억 원 규모(2027년)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병용임상을 진행 중으로, 성공 시 추가적인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자체 개발 품목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439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600억 원에 이어 올해 8000억 원대 연매출이 예상된다. 아베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에는 즉시 연매출을 1조 원대로 확대할 수 있다. 이같은 점진적인 성장을 통해 2027년까지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몸집을 2조 원대로 불려나간단 계획이다.

LG화학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제약·바이오사업을 시작, 당뇨치료제 '제미글로',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등의 대표 품목을 확보했다. 그러나 삼성과 SK 등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아베오 인수를 계기로 LG화학은 항암신약의 자체 개발에서 상업화, 영업·마케팅까지 자력으로 완수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 LG화학은 고형암 세포치료제 등 9개 항암 파이프라인을, 아베오는 두경부암(임상 3상) 치료제를 포함한 3개 임상 파이프라인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이 확보한 개발 단계 신약 파이프라인은 통풍, NASH, 비만 등 총 20개에 달한다. LG화학은 각 파이프라인의 특성에 맞는 개발 전략을 구사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우선 미국 임상 3상에 들어가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통풍치료제는 LG화학이 자체적으로 개발 및 상업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반면 임상 3상에서 최대 1조 원까지 투자해야 하는 당뇨·대사영역은 라이선스아웃은 물론 파트너십, 조인트벤처 등 다양한 개발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꾸준히 제기되는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분할 가능성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으며, 글로벌 신약 사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배터리 사업과 달리)생명과학부문은 관련 비용을 충분히 감내 가능하고, 3대 신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육성하는 사업인 만큼 물적·인적분할 예정이 없다"면서 "앞으로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거나 보유자산 중 일부를 매각하는 자산효율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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