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전자’ 꿈꾸던 삼성전자, 1년 새 '5만 전자'로 '반토막'

입력 2022-09-18 09:00 수정 2022-09-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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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5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 기록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삼성전자 8층에 들어가신 분? 오늘도 빠지네요. 5년은 들고 있어야 할까요?”

“9.3층입니다. 더 밀릴 것 같아서 아직 물 안 탔습니다.”

국내 시총 1위 대기업 삼성전자의 모양새가 말이 아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10만 전자’를 바라보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는 1년 새 ‘5만 전자’로 내려앉았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6%(200원) 오른 5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5만5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8일에도 52주 신저가(5만5600원)를 기록한지 4거래일만이다.

앞서 13일 삼성전자는 4.5% 급등하며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4% 이상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 7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전방시장 수요 불확실성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기대감 때문에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하며 2.24% 하락률을 기록했고, 다시 5만5000원선을 향해 내리꽂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하락세는 연일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과 무관하지 않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 우려로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에 나선다. 실제로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목전에 둔 이날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59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강달러 흐름이 지속되는 한 외인 이탈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는 1조1232억 원이다.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되며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3.60% 하락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는 9월 FOMC 발표 이후 국내 환율은 상당히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이밖에 경기 둔화에 따른 중국 반도체 수요 감소, 국내 무역적자 5개월 연속 등 대외 악재들도 겹치면 다음 달에는 1500원 돌파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가운데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전날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 업체 TSMC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11% 늘어난 202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183억 달러로 내다봤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는 시장의 예상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 상황을 감안하면 3분기 DRAM ASP는 당초 예상 대비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향후 매크로 환경이 더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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