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따라잡는다”...프랑스 유텔셋, 위성통신업체 원웹 합병 추진

입력 2022-07-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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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프, 우주인터넷 사업 경쟁력 확보 위해 맞손
합병회사 지분 투자ㆍ이사회 의석 확보
머스크·베이조스 잇달아 저궤도 위성 산업 진출

▲유텔샛 회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유텔샛 회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위성통신업체 유텔샛(Eutelsat)이 영국 경쟁업체 원웹과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을 통해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등 미국 빅테크 거물이 주도하는 우주인터넷사업에서 유럽 차원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탤셋이 영국 원웹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25일 최종 합병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원웹의 기업가치는 30억 달러(약 3조9285억 원) 이상으로 평가돼 인수가격도 이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거래 조건에 따르면 원웹의 최대주주인 바르티그룹의 수닐 바르티 미탈 회장이 합병회사의 지분 18%를 갖고, 공동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유텔샛의 최고경영자(CEO)인 에바 버냉키도 현 직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각각 10%대 안팎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이사회에 각각 1명의 이사를 앉히는 조건이 포함됐다. 프랑스의 보유 지분은 프랑스공공투자은행(Bpifrance)이 보유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경우 원웹에 대한 지분을 확보해 국가 안보에 근거에 회사 매각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할 예정이다.

프랑스와 영국 인공위성통신 업체들의 합병 추진은 민간 우주산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양국 정부 차원의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유탤셋과 원웹의 합병이 영국과 프랑스 차원의 드문 M&A가 될 것이며, 두 개의 국영기업이 나선 이 거래는 양국 정부가 얼마나 우주인터넷·위성통신 산업에 관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자금줄이 필요한 원웹으로서는 유텔샛과의 합병을 통해 자금력을 갖추게 되고, 유텔샛은 우주인터넷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몸집 키우기가 가능해지게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웹은 지난 2020년 소수 지분을 보유한 영국 정부 주도로 진행된 1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번 양사 합병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이후 EU와 영국 사이의 우주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 관계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지구관측 프로그램 코페르니쿠스는 영국의 참여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스페이스X의 설립자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1 행사 중 화상으로 스타링크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의 설립자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1 행사 중 화상으로 스타링크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로이터연합뉴스

합병 회사는 지구 저궤도(LEO) 위성 산업에서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유텔샛은 지난해 이미 원웹의 지분 24%를 사들였으며, 올해 3월에는 원웹과 LEO 위성 인터넷 관련 공동 마케팅 협약을 체결했다.

LEO는 이미 전 세계 수십 개의 회사들이 잇달아 진출한 시장으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는 이미 LEO에 2000개가 넘는 위성을 발사해, 전 세계에서 상용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의 창업자 베이조스도 아마존 위성 인터넷 사업부인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를 통해 향후 수개월 안에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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