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후보없는’ 홍콩 의회 선거...투표율 역대 최저 30.2%

입력 2021-12-2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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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30.2%로 홍콩 반환 후 최저
야당에서 후보 내지 않아 관심도 떨어져
전체 90개 의석 가운데 20석만 홍콩 시민이 직접 선출

▲홍콩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현지시간)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현지시간)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홍콩 선거제를 전면 개편한 이후 첫 입법회(의회) 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는 전날 치뤄진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447만 2863명 중 총 135만 680명이 참여해 투표율이 30.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치러진 입법회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직전 선거였던 2016년 9월 입법회 선거 투표율은 58.2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이번 선거는 중국이 지난 3월 말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뒤 처음 진행된 입법회 선거로, 직·간접선거를 포함해 90명의 의원을 선출했다. 홍콩 시민들이 직접 뽑는 지역구 의원 20명, 관련 업계 간접선거로 뽑는 직능 대표 의원은 30명, 선거인단(선거위원회)이 뽑는 의원이 40명이다.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결의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홍콩 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를 심사할 수 있다. 중국은 홍콩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홍콩 안팎에서는 민주주의를 약화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범민주진영에서 자격심사위원회 설치와 직선출 의석수 축소 등에 반발해 후보를 내지 않아 선거에 관한 관심은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이 입법회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주요 민주진영 인사들이 대부분 2019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기소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은 데다, 출마를 희망해도 정부 관리들로 꾸려진 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한 홍콩시민은 AFP통신에 "투표를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결국 중국 정부가 이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투표율에 대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00만 명 이상이 투표한 것은 홍콩 선거를 파괴하려는 외세의 거짓말과 모략을 부숴버린 것"이라며 "투표율은 새로운 입법회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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