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감마누①] 대규모 자금조달 성공할까…대상 살펴보니

입력 2021-0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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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CB, 시총 대비 35% 수준… 납입돼도 내년부터 ‘오버행’ 우려

감마누가 290억 원 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주주들은 심정이 복잡하다. 실적이 악화한 상태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이 반가우면서도 예고된 오버행(과잉공급) 우려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23일 감마누에 따르면 전환사채(CB) 발행 대상은 선에셋 180억 원, 진 하이옌(JIN HAIYAN) 60억 원, 에임웨스트펀딩(AMWEST FUNDING) 30억 원, 타이완인 장극륜(CHANG KO LUN) 10억 원, 김상기 감마누 대표 10억 원 등 총 290억 원이다.

180억 원을 납입하기로 한 선에셋은 2014년 설립된 유한회사로 자본금은 1억 원이다. 자금조달 대행 업무가 본업인 만큼 실제 투자자들과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를 맡고 있는 최동근 씨는 2019년 리버스코퍼레이션이 에스디시스템 인수를 추진할 당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가 취소된 경력이 있다.

다만 이 회사는 2016년 쌍방울 그룹 광림 유상증자에 약 5억 원을 투자한 이후 자본시장에서 눈에 띄는 투자 활동을 한 이력은 없다. 적지 않은 자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 납입 연기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CB투자자인 장 씨는 이력이 화려하다. 전 케이티씨제주(구 애니버셔리) 대표로서 과거 상장폐지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과 위너지스(전 보타바이오) 등과 협업했던 인물이다. 구체적으로는 화장품 업체인 애니버셔리를 창업해 사후면세점 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감마누는 조달한 자금으로 중국 면세점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라 장 대표와의 협력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장 대표의 과거이력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장 대표와의 협업 여부가 논의됐는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에임웨스트펀딩은 기초화장품 제조ㆍ판매업체인 참존 최대주주다. 본업은 주택융자 등 투자업이다.

현재 장 대표와 진 하이옌, 김 대표를 대상으로 한 2회차 CB(80억 원)는 납입이 완료된 상태다. 엠웨스트펀딩과 선에셋 몫은 4월 20일과 30일에 순차적으로 납입될 예정이다.

이번 자금 조달은 중요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실적이 크게 악화해 버틸 종잣돈이자 신사업 추진 자금이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 순항 여부도 미지수지만 주주들 입장에서는 CB 발행 이후에도 속이 편하지 않다. 전환청구권 행사기간이 도래하는 내년부터 대규모 오버행(과잉 공급) 이슈로 주가 압박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번 CB 리픽싱 한도는 액면가(500원)로 현재 주가(전거래일 종가 기준 2935원)보다 무척 낮은 수준이다. 단순계산으로 주가가 전환청구 기간까지 8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주식 전환이 유리하다.

이 경우 시가총액(830억 원) 대비 35% 수준(290억 원)의 물량이 시장에 풀리게 된다. 이론상 현재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가 하한가 이하로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투자심리가 더해지면 주가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게 된다.

감마누 측에서 내년에 매도청구권(콜 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이자율은 3년에 9.4% 수준으로 낮지 않은 데다 감마누의 실적이 악화한 상태라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사채권자가 조기에 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조기상환청구권(풋 옵션)이 행사될 경우 자금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 콜옵션은 발행 물량 대비 50%까지 행사할 수 있다.

감마누 관계자는 “자금 조달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며 “향후 신사업 추진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의 시그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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