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홍콩 자치 침해는 막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무역 문제를 우선시하느라 홍콩 문제에 충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6월 출간한 저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내막을 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인 인도법안(도망범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로 들끓었던 지난해 6월 홍콩 정세와 관련해 “나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 미국도 인권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홍콩 이슈에 거리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에는) 일관적인 대중국 정책이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계의 거의 모든 것을 경제나 무역을 통해서만 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홍콩, 남중국해 이슈 등 인권이나 안전 보장과 같은 경제 이외의 문제를 고려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겠다며 관련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홍콩은 중국과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며 “특혜와 특별한 경제적 대우도 없고, 민감한 기술 수출도 없다”고 못 박았다. 홍콩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과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을 담은 제재법안에도 서명했음을 알렸다.
미국의 이런 조치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른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분열, 체제 전복, 테러활동, 외부세력과 결탁해 홍콩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4대 범죄를 금하고 있다. 위반 시 최고 형량은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는 종신형이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서방 국가들은 홍콩보안법이 1997년 7월 1일 홍콩 반환 당시 홍콩에 주어진 자치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규탄해왔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사령탑인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그러다 마지막에 아프가니스탄 정책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했고, 결국 정권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