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보좌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한반도 문제 등 주요 현안과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 실장은 23일 발생한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KADIZ·독도 영공 무단 침범과 관련해 우리 측의 대응을 설명했다.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은 민간 상선의 안전한 항해를 위한 국제적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으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해상 안보와 항행의 자유를 위한 협력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또 2020년 이후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동맹 정신을 기반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북미 정상이 6·30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조속히 재개돼 비핵화 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양측은 한미 동맹이 공동 가치에 기반을 둔 상호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동맹이라는 점, 한반도를 넘어 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핵심축이라는 점 등을 재확인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후에는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을 만나 “세계 이곳저곳에서 많은 도전이 있지만,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며 “미국의 목표와 한국의 목표는 이 지역의 평화를 지킨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고 싶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 지역뿐만 아니라 도전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해주는 데 감사하다”며 “그 지역을 안정시키려는 당신의 리더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볼턴 보좌관은 강 장관과의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매우 생산적인 토론을 했다”며 “앞으로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에 양국 간 긴장 완화를 위해 할 제안이 있느냐’,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지원해 줄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나중에 봅시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