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회 헌혈' 황경식 SK에너지 대리 "형을 살린 나눔에 감사의 뜻으로"

입력 2019-02-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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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식 SK에너지 대리(사진=SK이노베이션제공)
▲황경식 SK에너지 대리(사진=SK이노베이션제공)

지난달 15일 황경식<사진> SK에너지 선임대리가 ‘헌혈 400회’를 달성해 화제다. 26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헌혈에 참여해 온 그는 △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창(2010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2015년) △대한적십자사 최고명예대장(2015년)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받은 나눔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헌혈하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황 대리가 처음 헌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형의 사고’ 때문이었다. 1985년 그가 군대에 있을 때, 황 대리의 형은 회사에서 당직 근무를 하다 감전으로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큰 사고를 당했다. 사경까지 헤매던 그의 형을 위해 주변 지인들과 헌혈자들은 적극적으로 피를 나눴고, 덕분에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보은’의 마음으로 꾸준히 헌혈을 하기로 결심했다.

황 대리는 “26년 전 헌혈로 받은 도움을 통해 ‘작은 노력들이 모이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날까지 꾸준히 헌혈을 하며 살 것”이라고 말했다.

26년 헌혈 인생 중 ‘가장 보람찬 순간’으로 황 대리는 2010년 한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했던 일을 꼽았다.

조혈모세포는 백혈병과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암 환자의 완치에 필요한 조직이다. 타인 간에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2만 명 중 1명일 정도로 희박하다.

황 대리는 2001년 4월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로 등록해 골수 기증을 서약한 지 10년 만에 조직 적합 연락을 받았고, 주저 없이 기증을 결정했다.

그는 “가족이 아닌 사람과는 맞기 힘들기 때문에 골수 기증은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하늘이 내린 기회”며 “그런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쁜 마음으로 기증을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황 대리는 일주일간 주사를 맞으며 준비하고, 이틀간 꼬박 4시간씩 골수를 뺐던 당시를 회상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따뜻했고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그날 이후 황 대리는 헌혈 방법도 ‘혈소판 헌혈’만 하는 것으로 바꿨다. 전혈 헌혈, 혈장 헌혈, 혈소판 헌혈 중 혈소판 헌혈은 가장 체력소모가 심하고 헌혈하는 데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그는 “혈소판 헌혈은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쓰이는 혈액을 추출하는 것이라 무척 중요한데, 하는 사람이 적어 늘 부족한 상황”이라며 “나처럼 헌혈에 익숙한 사람이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겸손해 했다.

황 대리는 건강한 혈액을 기증하기 위해 그는 16년 전부터 담배를 끊고, 꾸준한 운동과 식단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헌혈자가 줄어들고, 감기 환자 등의 증가로 혈액수급에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런 때일수록 더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해 아름답고 따뜻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 좋겠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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