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온실가스 BAU 대비 37% 감축 목표…‘꼼수’ 지적도

입력 2015-06-30 08:59 수정 2015-06-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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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안’을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로 결정했다. 하지만 2009년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2020년 목표치보다 진전된 안을 내놓고자 국제시장을 통한 감축 방안을 제시해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최종 결정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황교안 국무총리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선도적 역할을 해 온 점을 고려해 애초 제시한 4개안 보다 감축목표를 상향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를 8억5060톤으로 산정하고 4개의 감축목표안을 제시했다. 1안은 BAU의 14.7% 감축, 2안은 19.2%, 3안은 25.7%, 4안은 31.3% 감축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 중에서 3안(25.7%)를 채택하되, 나머지는 국제시장을 통해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자국 내 감축을 통해 6억3200만톤을 배출하고 나머지 온실가스 감축분인 11.3%포인트는 국제시장에서 탄소 크레딧(배출권)을 사온다는 계획이다.

이날 공개한 총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치는 5억3600만톤으로 2009년에 발표한 2020년 배출량 목표인 5억4300만톤보다 700만톤 줄어들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민관합동검토반에 시민단체 추천위원으로 참여한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INDC를 발표한 국가 중 스위스, 캐나다 두 국가가 국제시장을 통한 감축 목표를 제시했지만, 몇 퍼센트라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정부 감축 목표는) 결국 국내에서 25% 줄인다는 것이고, 논란을 피하고자 수치만 올린 것이지 내용을 들여다보면 진전된 안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시장에서 탄소 크레딧을 활용해 감축하는 방안은 국부 유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비판을 감수하면서 이와 같은 목표를 제시한 것은 산업계의 직접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국제사회의 암묵적인 요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포스트 2020 신기후체제에 따라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은 9월까지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유엔에 내야 한다. 1∼4안대로면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당사국회의 합의사항인 ‘감축목표 후퇴 금지’ 원칙을 지킬 수 없게 돼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산업계는 정부의 목표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경제계는 “최근 우리 기업들은 환율 급변동,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직면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는 국내 생산 축소와 생산기지 해외 이전, 투자 지연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30년 감축 목표 확정후 1차 계획기간(2015∼2017년)에 배출권에 대한 재할당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산업계의 직접적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법 등의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에너지 신산업을 집중 육성해 2017년 4조6000억 달러로 예상되는 세계 에너지신산업 시장을 선점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에너지 신산업 시장형성을 위한 적극적 지원책을 담은 ‘에너지 신산업 육성 특별법’(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발전(원전추가 고려), 수송, 건물 등의 추가적 감축여력을 확보하고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 등을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확정된 2030년 감축목표를 비롯해 기후변화 적응대책, 산정 방법론 등의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기여방안(INDC)을 30일 유엔기후변화협약사무국에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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