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에서 자국인들이 손을 떼는 반면 외국인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5년 간의 약세장에 지친 중국 투자자들은 자국 증시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007년 10월 정점을 찍은 이후 5년간 약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상하이지수는 3년 연속 하락세를 가까스로 피했으나 상승폭은 3.17%로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증권등기결산유한책임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주식계좌의 3분의 1 정도만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해외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내국인기관투자자(QDII) 쿼터는 수요가 늘면서 860억 달러로 지난 2007년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는 도라 타오는 “나는 계란을 중국이라는 한 바구니에 모두 넣고 싶지 않다”면서 “QDII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금이 중국 주식을 저평가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본토 주식에 초점을 맞추는 마르코폴로인베스트먼트그룹의 애런 보에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와 같이 일하는 5개 증권사들이 이미 자신들에 할당된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쿼터를 이미 소진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수 년 간의 중국증시 부진에서 벗어나 있었으며 지금을 매수 호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증시 부양을 위해 QFII 쿼터를 800억 달러로 종전보다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지난달에는 해외 국부펀드와 중앙은행들이 증시에 투자하는 한도를 10억 달러 이내로 제한했던 규정을 폐지했다.
보에스키 CEO는 “중국 증권사들이 해외에서 조달한 위안 자금을 다시 자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 새 규정이 시행되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최대 700억 달러까지 신규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