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직격탄] 누가 아이유의 처녀성을 비난하는가!

입력 2012-11-27 14:38 수정 2012-11-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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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트위터 사진 공개 논란 이면에 가려진 시선들

(출처=트위터)
“앞에선 순진한 척 하면서 뒤에선 지저분한 짓 했나”“대중과 팬 그리고 이미지에 대한 배신이다”…비난과 여론의 생매장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베스타의 여사제(Vestal Virgin)가 순결의 맹세를 저버려 생매장으로 죽임을 당하듯 말이다. 지난 11월10일 트위터에 오른 한 장의 사진은 한 여성의 순결과 처녀성을 부정하는 불결의 증표로 작용했다. 최소한 그 여성을 좋아하며 환호했던 적지 않은 팬과 대중에게는.

바로 국민 여동생 이미지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던 아이유다. 슈퍼주니어의 은혁과 함께 찍은 사진이 트위터에 잠시 보여 진 순간부터 아이유는 맹세한 순결을 지키지 못해생매장으로 죽임을 당한 베스타의 여사제로 전락했다. 두 사람 관계의 진실을 파헤친다는 미명하에 ‘아진요(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카페가 개설되는 등 일부 대중과 팬들은 아이유가 순결함, 순수함 그리고 처녀성을 스스로 파과(破瓜)한 것으로 간주, 그녀에 보냈던 환호와 사랑을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일부는 순결함과 순수함의 아이콘의 아이유를 이와는 정반대의 대척점으로 내몰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 장의 사진으로 촉발된 아이유에 대한 대중의 반응과 비난은 스타 그것도 아이돌 여자 가수들의 이미지 마케팅의 문제와 여자의 처녀성에 대한 남성중심의 이중적 시선이 교직돼 있다.

스타로의 부상여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은 걸그룹과 여자 가수의 경우, 기획사의 전략, 아이돌이라는 특수성, 대중음악의 수용자와 팬덤, 주류적 성담론과 몸담론 등을 감안해 조형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 걸그룹이나 여가수의 경우 대체로 순수한 소녀적 이미지와 성애적 이미지로 나뉘어 구축된다.

아이유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순수와 깨끗함, 처녀성의 당위적 모델로서의 ‘국민 여동생’이라는 이미지가 철옹성처럼 굳건하게 형성됐다. 이는 아이유를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선 여부와 상관없이 수많은 성인 남성, 삼촌팬들의 무조건적 관심과 열렬한 사랑의 원천이었다. 하지만 일부 팬과 대중은 은혁과 함께 찍은 사진을 국민 여동생이라는 이미지를 무참하게 짓밟고 순결의 맹세를 저버린 처녀성 상실의 증거로 들이대며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만약 아이유가 성애적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면 이같은 상상을 초월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유의 연애문제에서부터 처녀성까지 대중이 논평하고 비난하는 황당하지만 심각한 상황의 이면에는 여성의 처녀성에 대한 남성 중심의 이중적 시선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여성의 처녀성에 대한 남성중심의 담론은 미디어와 대중문화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강력하면서도 무차별적으로 유통돼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수한 남성들은 이 땅의 많은 여성들을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소구하면서 자신의 관계망에 들어오는 여성에게는 물리적 혹은 심리적 처녀성을 강요하는 비정상적이고 모순된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상의 더 나아가 정상의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터진 빅뱅의 승리 스캔들과 아이유 스캔들에 대한 사뭇 다른 대중의 반응과 시선에서 알 수 있듯 남자들의 순결성 파괴는 강한 남성성 그리고 남성파워의 상징이고 여성의 처녀성 파과는 불결의 등가물로 받아들이는 남성 중심적 시각 역시 우리의 인식 중앙에 강력하게 똬리를 틀고 있다. 여성의 처녀성에 대한 기계적이고 왜곡된 남성중심적 가치 부여 행태 역시 횡행한다.

이처럼 이 땅의 많은 여성에게 부당하게 강요되고 유통되는 남성 중심적 처녀성 이데올로기가 아이유의 처녀성까지 논평하며 비난하는 일부 대중의 작태에 오롯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아이유는 베스타의 여사제가 아니다. 대중과 팬은 이 사실을 알아야한다. (26일자 연세춘추에 기고한 칼럼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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