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립 회장, 시한부 선고에도 하루 18시간 일한 '올빼미'

입력 2010-03-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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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상공의 날 기념식서 금탑산업훈장 수상

"앞으로 남은 시간은 3개월 뿐입니다."

지난 2005년 피부암과 위암으로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올빼미' 생활을 계속 했다. 새벽 6시에 출근, 자정이 돼야 귀가하는 그에게 주위에선 올빼미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17일 열린 제37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사진)의 얘기다.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
고 회장은 수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력하나마 열심히 노력하고 산 결과, 이같은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인생을 모범적으로 살고 (회사) 경영을 잘해서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겠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그러나 금탑산업훈장을 받기까지 순탄치 않을 길을 걸어왔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가 불어닥치자 '르까프'로 유명한 화승그룹은 부도를 맞았다. 회사는 금융·레저·제지 등 비주류 업종을 정리하는 등 11개 계열사를 8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병마와 싸우며 억척같이 일했다. 그 결과 화승그룹 자산은 부도 전보다 4배 늘어난 2조7000억원으로 불었고, 해외지사는 4개에서 14개로 늘어났다.

고 회장은 "부도 이후 열심히 일을 하다보니 건강에 이상이 왔다"면서 "그러나 일에 집중해 구조조정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암으로 고민하는 것보다 최선이라고 생각한 결과, 암도 거의 완치됐다"고 말했다.

화승그룹은 올해 2010년 3조원을 돌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초고속성장에는 글로벌 경영과 신사업 추진이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화승그룹은 자동차부품과 신발사업부분에서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전 세계 국가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모범적인 글로벌 경영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또한 자동차부품사업, 첨단소재사업, 정밀화학 사업,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자원무역, 르까프 브랜드를 비롯한 해외 신발 OEM 사업 등 선택과 집중의 신전략을 통한 사업다각화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초고속성장의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고 회장은 "화승그룹은 지난 10여년 동안 타 기업과는 차별화된 경영전략으로 시장을 주도해 왔다"며 "올해 3조원 달성과 함께 2020년 10조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위한 더 큰 비전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부품 분야 투자 의지를 밝혔다.

고 회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으로 중국과 미국, 인도까지 진출해 있다"며 "향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합한 전자기술을 적용한 자동차 부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화승그룹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2020 비전은 앞서 언급한 첨단 미래신소재사업과 더불어 자원무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의 화승그룹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글로벌 경영에 있어 남미를 비롯해 아프리카까지 진출해 글로벌 그룹의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고 회장은 "화승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국내 대기업들과도 견주어도 경쟁력에서 손색이 없는 수준이어서, 앞으로 10년간 세계시장에서 이뤄낼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화승그룹은 국내외에 화승알앤에이 등 총 22개사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14개사가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 가동 중이다.

한편 올해 또 다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현대차를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지난 14년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현대차에 대한 해외 고객의 인식을 바꿔놨다. 작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7%를 돌파하고, 세계 자동차메이커 중에서 유일하게 판매를 증대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작년 국내업체 최초로 개발한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 사업도 그의 작품이다. 올 G20정상회의에서 VIP 의전용으로 사용될 에쿠스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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