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빅테크 규제'…韓 '망 사용료 역차별' 해소 촉각

입력 2024-11-21 09:00 수정 2024-11-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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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CC 위원장에 브렌던 카
"트레픽 유발 기업 비용부담 마땅'
강경론자 연방통신위원장 임명
넷플ㆍ구글, 韓 통신망 무임승차
FCC 기조 변화에 유료화 기대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를 반대하는 브렌던 카 위원이 임명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정부가 ‘망 사용료’를 둘러싼 국내 기업의 역차별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7일(현지시각)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브렌던 카를 지명했다. 연방통신위원회는 미국의 방송·통신 산업의 진흥 및 규제 등 정책을 담당한다.

차기 FCC 위원장인 브렌던 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측근으로, 대표적인 자유시장주의자로 꼽힌다. 브렌던 카가 ‘빅테크 규제론’을 지속해서 주창하는 이유는 망 사용료 무임승차가 시장 원칙을 훼손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방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글로벌 콘텐츠 제공업체가 네트워크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건 불공정하다는 관점이다. 카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집으로 불리는 미국 보수주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에서 “FCC는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하는 기업이 개인의 자유를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했다.

국내 통신 업계도 카 FCC 위원장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기조가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의 망을 무임승차하는 글로벌 콘텐츠 제공자(CP)의 '망 사용료' 부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ISP는 넷플릭스·구글(유튜브) 등 CP에게 망 사용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는 ISP에게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이는 정당한 망 사용료를 받지 못하는 국내 ISP와, 경쟁사는 내지 않는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국내 CP 모두에게 역차별로 작용한다.

글로벌 CP는 자체 캐시서버를 통해 한국에 콘텐츠를 전송하며, 이 설비에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캐시서버는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본사 서버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서버를 의미한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망에 처음 접속할 때 접속료를 내고 망 중립성 원칙에 따라 이용료를 내지 않는다”며 “해외 해저 케이블이라든지 캐시서버 같은 망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넷플릭스도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로 구축한 캐시서버인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 업계는 이 같은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캐시서버는 구글 내부 서버 간 통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 ISP 네트워크 망에서 발생한 트래픽과는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캐시서버나 CDN에 투자하기 때문에 따로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주장은 틀렸다”며 “ISP의 네트워크망으로 한국의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전송할 때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카의 정책 방향이 미국 공공부문 인터넷 인프라 구축 자금인 ‘보편적서비스기금(USF)’으로의 투자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는 “미국 USF에 빅테크가 투자하라는 뜻인데, 미국 통신사에게 돈을 내면 다른 나라에 돈을 낼 여력이 줄어들지 않느냐”며 “그러면 한국이나 일본, 유럽 통신사한테는 돈을 더 안 내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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