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빅매치"…삼성물산 vs 현대건설, 한남4구역서 맞대결 성사

입력 2024-11-18 15:09 수정 2024-11-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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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투시도. (자료제공=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 )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투시도. (자료제공=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 )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강북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 맞붙는다. 17년 만에 두 건설사 간 '리턴매치'가 확정되면서 승기를 잡기 위한 자존심을 건 혈투가 펼쳐질 전망이다.

1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이 이날 오후 2시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응찰했다. 조합은 2025년 1월 18일 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 및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3.3㎡당 940만 원으로 총 1조5700억 원 규모다. 공공임대와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약 810여 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한남4구역 수주를 통해 수익성 확보와 랜드마크 단지 건립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내년부터 본격화할 압구정, 성수, 1기 신도시 일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수주를 위한 대형건설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돼 왔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가 참전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해왔다. 이후 포스코이앤씨가 중도 하차하면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두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정면 승부를 하는 것은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이수 힐스테이트) 이후 17년 만이다. 당시에는 현대건설이 최종 승기를 잡았다.

이번에 입찰한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수주를 위해 자사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웠다.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 등 주요 랜드마크 사업지에서 입증한 디에이치의 고유 가치를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특히 앞서 수주한 한남3구역과 한남4구역을 연계해 대규모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의 의지도 강력하다. 오직 한남4구역만을 전담하는 수주 TF팀까지 꾸렸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수주전이 끝날 때까지 한강 이북 등 타 지역에 투입했던 인력을 한남4구역 한 곳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한 마디로 '총공세'에 나서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오랜 시간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래미안'과 높은 자체 신용등급 등을 기반으로 랜드마크 단지를 시공하겠단 전략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서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적수다. 수십년 간 자웅을 겨루며 협업을 하기도, 경쟁을 하기도 한 상대이기 때문"이라며 "특히 현대건설 입장에선 사실상 유일한 맞수인 만큼 삼성물산을 꺾고 수주 하려는 의지가 더욱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남뉴타운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정비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한남 2~5구역 재개발이 완료되면 1만2466가구에 이르는 미니 신도시급 주택 단지가 들어선다. 2구역은 대우건설 '한남 써밋', 3구역은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남'으로 각각 확정됐다. 한남5구역은 DL이앤씨가 단독 응찰해 유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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