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만 익네”…서울 아파트, 강남은 신고가 외곽은 찬바람

입력 2024-1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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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 내 양극화가 대출 규제 확대로 심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핵심지는 구축과 신축을 가리지 않고 신고가 경신 사례가 쏟아지고 있는 반면 외곽지역에선 상승세 둔화가 뚜렷하게 진행 중이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당분간 서울 핵심지와 그 외 지역 간 온도 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선 신축과 구축이 동반 강세를 보인다. 이달 1일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76㎡형은 직전 실거래가보다 6500만 원 오른 27억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51㎡형은 2일 52억4000만 원에 신고가를 다시 썼다. 송파구에선 ‘장미2차’ 전용 99㎡형이 직전보다 5000만 원 오른 25억9000만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권은 분양권 시장도 ‘나 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59㎡형은 지난달 17일 19억2500만 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현재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59㎡형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는 최고 20억4000만 원에 달한다.

경매시장도 강남권 독주가 포착된다. 부동산 경매 전문 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10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달(94.3%) 대비 2.7%포인트(p) 상승한 97.0%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남구의 평균 낙찰가율이 107.5%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서초구는 107.3%, 송파구는 101.3%를 기록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낙찰가율 100% 이상 고가 낙찰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했다”면서 “노원구 등 외곽지역 아파트는 두 번 이상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낙찰률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강남권과 달리 서울 외곽지역은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1%포인트(p) 내린 0.07%를 기록했다. 노원구는 0.03%로 지난주와 같았고 도봉구는 지난주보다 0.03%p 하락한 0.02%로 나타났다. 반면 서초구는 0.14%, 강남구는 0.18%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런 서울 아파트값의 지역별 양극화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지역 거래량이 줄었지만 대출 규제와 무관한 강남지역 아파트는 수요 쏠림이 심화한 결과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집계가 끝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045건으로 8월 6411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당국은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을 시행했다. 여기에 갭 투자 목적의 전세대출 중단 조치가 이어지면서 매매 수요 둔화를 가속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값 지역별 양극화는 대출 규제 영향이 사실상 100%”라며 “대출 한도가 줄어들었고 아파트 거래량과 매맷값 상승률까지 줄면서 실수요자들은 심리적으로 매수 움직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 규제가 내년부터는 완화할 수 있는 만큼 양극화가 장기화하진 않을 것 같다”며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채권 금리가 오르고 금리가 다시 상승한다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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