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발 가격 인상…‘커피플레이션’ 불 지피나

입력 2024-11-04 15:30 수정 2024-11-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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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가격 부담에 2년 만에 또 올려…업계 전반 릴레이 인상 가능성 유력

▲맥심 모카골드, 화이트골드, 카누 (사진제공=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화이트골드, 카누 (사진제공=동서식품)

국내 1위 인스턴트커피 제조사인 동서식품이 가격 인상을 하면서 커피값 도미노 인상이 우려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동서식품의 경쟁사뿐 아니라 커피전문점에도 영향을 미쳐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이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연말 성수기를 노린 국내 식음료업계가 잇달아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

이에 따라 △맥심 모카골드 리필 500g 제품은 1만7450원에서 1만9110원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2.16㎏ 제품은 2만3700원에서 2만5950원으로 가격이 조정된다.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은 1만7260원에서 1만8900원으로 △맥심 티오피 275㎖ 제품은 1290원에서 1400원으로 △맥스웰하우스 500㎖ 제품은 1450원에서 1560원으로 인상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 원두 및 설탕,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과 높아진 환율의 영향을 반영했다”며 “커피 원두 및 주요 원재료는 전량 수입하고 있어 환율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의 가격 인상은 2022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앞서 2022년 가격 인상 당시에도 동서식품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원재료(원두) 가격과 고환율 영향에 따른 조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동서식품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최근 영업이익률은 △2021년 13.64% △2022년 9.91% △2023년 9.52% 등으로 내림세다. 특히 지난해 야심 차게 선보인 캡슐 커피와 커피머신의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서 수익성 반등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해외 진출 가능성은 호재로 여겨진다. 동서식품은 ㈜동서의 핵심 사업 회사로 ㈜동서와 미국 식품기업 몬델리즈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몬델리즈는 JDE피츠의 잔여 지분 17.6%를 독일 JAB홀딩스컴퍼니에 매각했다. JDE피츠는 글로벌 2위 커피 기업이다.

몬델리즈는 글로벌 커피 사업을 JDE피츠를 통해 전개했지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몬델리즈의 커피 사업 포트폴리오는 동서식품이 유일하게 됐다. 이로 인해 K푸드 열풍을 타고 동서식품의 해외 커피 수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동서식품은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 1위임에도 몬델리즈와의 관계로 인해 해외 수출을 하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 동서식품 측은 “몬델리즈와 파트너십 관계는 변함 없으며 커피믹스 등의 수출 계획 역시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동서식품이 이번에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커피업계의 ‘도미노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식품업계는 대개 가격을 올릴 때 업계 1위가 먼저 인상 발표 후 비슷한 명분으로 후발 주자들이 잇달아 가격 조정을 해왔다. 커피원두 가격 상승을 명분 삼아 인스턴트 커피뿐 아니라 커피전문점 등의 가격 상향 조정이 점쳐지는 이유다. 국내 커피전문점 1위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원두 등 직·간접 비용 상승으로 이미 8월 2일 커피 음료 가격을 최대 600원 인상했고, 지난달엔 비커피 음료 가격을 올렸다.

인스턴트커피 1위와 커피전문점 1위 기업이 잇달아 가격 인상을 하면서, 연말 커피플레이션은 현실화할 조짐이다. 이로 인해 연초부터 옥죄어왔던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도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라면, 빵, 과자, 커피 등 서민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집중적으로 가격을 관리했다. 라면의 경우 6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업체의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이후 주요 라면기업은 잇따라 일부 라면제품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그동안 참아왔던 전방위적 물가 인상으로 인해 더는 버틸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두를 비롯해 주요 원재료 가격이 계속 치솟는 마당에 커피뿐만 아니라 식음료업계 전반의 가격 상승, 특히 프랜차이즈업계의 가격 인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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