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힘이 없다”…속수무책 쓰러지는 건설사, 줄폐업 ‘심화’

입력 2024-1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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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을 남기지 못하는 상황이 몇년 간 지속됐어요. 수익은 고사하고 현상 유지에 집중하던 건설 업체들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겁니다." - A 종합건설사 대표

올해 폐업·부도 처리된 건설사 증가세가 가파르다. 주택건설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자금난에 신음하는 중소 건설업체가 늘어난 영향이다. 전문가는 수년 간 누적된 적자 경영에 '제 살 깎아먹기'식으로 버티던 영세 건설업체들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분석한다.

31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9월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357곳으로, 전년 동기(294건) 대비 21.42% 증가했다.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1427건에서 1536건으로 7.63% 늘었다. 반면 신규 등록 종합건설사는 346건으로 전년 동월(803건) 대비 56.91% 급감했다. 폐업 업체 증가세가 가파른 데 비해 신규 사업자 진입은 줄면서 전체 사업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어음 등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도 증가했다. 부도가 난 건설업체는 총 24곳으로, 전년 동기(11곳)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총 부도 업체 수(21곳)와 비교해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이는 금리 인상과 건설공사비 증가, 수요 감소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주택공급자의 사업성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올해 6월 주택건설사업자 및 디벨로퍼를 대상으로 향후 1년 동안 주택공급계획을 조사한 결과 예년 보다 축소 예정이라고 답한 비중은 69.8%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주택공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주택시장 침체 (31.6%), 금융조달 애로(24.7%), 미분양 적체(16%) 등을 꼽았다. 이달 기준 집계된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6.1p(포인트) 하락한 81.6을 기록해 침체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년간 공사비가 30% 정도 증가했는데, 영세한 건설업체들은 오른 공사비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자기 자금을 써가면서 사업을 지속할 수 밖에 없어 수익적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체된 미분양 해소가 더딘 점도 자금난을 심화시킨다. 국토교통부의 9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776가구로 전월(6만7550가구) 대비 1.1% 감소했지만,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7262가구로 전달(1만6461가구) 대비 4.9%(801가구) 증가했다.

박 연구위원은 "미분양 심화로 분양 대금이 들어오지 않게되면 '돌려막기' 식으로 금융투자자를 찾아 연명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적자를 지속할 수 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신규 공사가 많이 위축됐다. 그러다보니 진행하던 공사가 중단되거나 금융 비용 어려움이 커져서 폐업, 부도가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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