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아트센터에 따르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경기민요는 '경기좌창'이라 불리는 경기잡가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대표적인 경기무형유산인 경기잡가를 12명의 젊은 작곡가를 다리 삼아 새로운 음향 찾기에 나선다.
'十二 작곡가'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위촉한 12명의 젊은 작곡가가 경기잡가에 대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각각의 방식으로 12곡의 국악관현악 작품을 만들어낸 공연이다.
민요가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세속의 노래였다면, 잡가는 전문화된 기교의 노래였다. 작곡가들의 '파격'과, 잡가의 '품격'을 품은 12곡의 국악관현악곡이 오를 이번 무대를 위해 전통음악과 서양음악 작곡가들은 잡가의 선율·소재·분위기 등을 다양하게 재해석한다.
'제비가'에 담긴 새 소리에서 자연의 독백을 듣는가 하면, 다른 작곡가는 새의 눈에 비친 인간의 욕심을 살펴본다. 12잡가의 대표 노래 '유산가'는 작곡가들이 만든 상상의 교차로가 된다. 누군가는 자연의 감성에 주목하고, 누군가는 절경을 예찬한 가사를 관현악 선율로 풀어내고, 또 누군가는 황사로 망가진 봄에 대한 원망을 담는다.
독특한 형식의 '출인가'는 국악관현악만의 또 다른 형식으로 재탄생되고, '평양가'에 담긴 느림의 미학은 바쁜 현대인의 시공간 돌아보게 한다. '형장가'에 담긴 고통을 우리는 국악기들의 소리로 응시하게 되며, 그리움으로 빛나는 '방물가'에 담긴 사연은 어느 순간 찌질한 사랑으로 변하는 반전도 만날 수 있다.
'선유가'로 인해 노랫길과 관현악이 하나가 되는가 하면, '소춘향가'의 춘향이를 그리는 소리는 '봄'의 따스함보다 '쇠'의 차가움과 조우한다.
김성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국악관현악을 통해 일으킬 혁명의 순간이자, 12잡가가 새롭게 디자인되는 '十二 작곡가'은 12명의 작곡가가 동·서양 경계를 넘어 새로운 소리를 탐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