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게임이 빌보드 입성예고…로제 ‘아파트’ 속 한국 술 문화 [해시태그]

입력 2024-10-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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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너 아파트 노래 알아?
이제 이 질문으로 ‘세대’가 갈릴 위기입니다.

떠나가 버린 연인의 아파트를 홀로 서성인다는 구슬픈 가사, 그와 어울리지 않은 신나는 멜로디가 야구장 등 스포츠 경기 현장에서 응원가로 쓰이는 윤수일의 ‘아파트’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 어마어마한 ‘아파트’의 위용을 넘볼 ‘뉴 아파트’의 탄생인데요. 물론 역사를 따라가기에 부족하지만, 이 뉴 아파트는 무려 ‘빌보드’라는 명패를 달 예정이죠. 바로 로제의 신곡 ‘아파트’인데요. 무려 세계적인 유명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곡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무려 이 아파트의 유래(?)는 술 게임인데요. 정리하자면 한국의 술 게임이 빌보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솔로활동 시작을 알렸는데요. 6월 원타임 출신 프로듀서 테디가 설립한 더블랙레이블에 둥지를 튼 로제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거죠. 그의 첫 곡이 그 ‘아파트(APT.)’입니다. ‘아파트’는 12월 6일 발매 예정인 솔로 정규 1집 ‘로지(Rosie)’의 선공개 곡인데요. 술 게임 중 하나인 ‘아파트 게임’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네, 여러분들의 기억 속의 그 술 게임 아파트가 맞습니다. 흔히들 대학교 술자리나 동아리 등에서 참가자들에게 술을 마시게 할 목적으로 하는 ‘벌칙주 게임’이 말입니다. 아파트 게임은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몇 층에 살까?”라고 외친 뒤 참여자 모두가 양손을 다른 층 혹은 동시에 겹치며 쌓는 건데요. 주최자가 몇 층이라고 외치면 한 층씩 세면서 아래에서 손을 빼서 위에 올리다가 말한 층수에 걸린 사람이 당첨돼 술을 먹는 유구한 술 게임 중 ‘운 게임 분파’입니다. 아이스크림 게임, 더 게임 오브 데쓰 등이 이 운 게임에 속하죠.

이런 술 게임은 한국은 신라시대부터 전해오는 정말 상당한 오래된 문화인데요. 술 게임을 처음 접한 이도, 심지어 외국인일지라도 ‘사전 설명 없이’ 게임이 참여합니다. “○○이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이 외쳐지면 예외 없이 그 사람은 참가자가 되죠. 벌칙자가 돼 여러 번 술을 먹고, 게임 운영 방식을 알려달라고 외쳐도 “마시면서 배우는 랜덤 게임!”으로 ‘하드한 코스’를 거쳐 터득하곤 합니다.


(출처=JTBC '뭉쳐야 뜬다' 캡처)
(출처=JTBC '뭉쳐야 뜬다' 캡처)


그야말로 술과 그 자리를 즐기는 한국 특유의 술 문화가 만들어낸 풍경인데요. 물론 일본과 미국 등 타 국가에도 있지만, 이렇게 활성화되진 않았죠. 친구마다 술을 먹는 나이가 다 다르다 보니 ‘대학교 입학’으로 모두 술 허용이 되지 않는 부분도 ‘대학 술 문화’가 없는 이유가 되곤 하는데요. 무엇보다도 술을 먹는 것이 ‘벌칙’이라는 개념 또한 이들에겐 어려운 것 같습니다.

K팝, K드라마가 퍼지면서 전반적인 K컬처가 외국에 다양하게 소개됐는데요. 그 K컬처 속 술 문화도 전파가 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에도 K아이돌의 일상에도 ‘술 문화’는 빠질 수 없었거든요.

그런 가운데 로제가 그 정점을 찍은 건데요.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한 ‘아파트’ 뮤직비디오는 공개 4일 만인 22일 8000만 회를 훌쩍 넘겼습니다. 공개 후부터 현재까지 인기 급상승 음악을 지키고 있습니다.


(출처=유튜브 보그 캡처)
(출처=유튜브 보그 캡처)


이날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18일 오후 1시 공개된 로제의 ‘아파트’는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50 1위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대만, 아랍 에미리트, 베트남 등 일간 차트가 집계 가능한 나라 중 10여 개 국가 1위에 올랐는데요. 이는 브루노 마스도 처음 가진 기록입니다

엄청난 인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요. 유튜브 쇼츠, 틱톡 등 ‘아파트 챌린지’가 가득하죠. 이들은 뮤직비디오 장면을 따라 하거나 아파트 게임을 하는 모습을 담아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아파트’에 맞춰 고개를 까닥거리는 모습을 따라 하는 율동이 가장 많이 눈에 띄죠.

모든 가사가 영어로 되어있지만, 실제 우리가 아파트라 말하는 ‘Apartment’가 아닌 아.파.트.로 한국식 아파트 발음 그대로 들을 수 있는데요. 이는 브루노 마스 역시 예외가 아니었죠. 그 또한 정직한 아파트 발음으로 부르는데요. 이 딱딱 끊어지는 아파트 발음이 오히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중독성을 불러왔다는 평가입니다. 그 중독성이 지나쳐 ‘수능 금지곡’으로 이미 꼽힌 상황이죠.


(출처=틱톡 캡처)
(출처=틱톡 캡처)

(출처=틱톡 캡처)
(출처=틱톡 캡처)


팝스타 찰리 푸스 또한 자신의 틱톡 계정에서 “아파트, 아파트”를 되뇌는 영상과 함께 “영원히 내 머릿속에 갇혀버렸다”라고 적었는데요.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독일의 한 클럽에서 ‘아파트’ 음악이 나오자 사람들이 “아파트, 아파트”를 외치며 춤을 추는 영상이 올라오는가 하면 “아파트먼트?”라고 묻는 말에 로제가 “아니오, 아파트!(apatue)”라고 답하는 연출한 합성 사진들이 ‘밈(meme)’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로제는 실제로 이 ‘아파트’ 게임을 좋아한다고 밝혔는데요. 로제는 지난달 25일 열린 ‘생로랑’ 2025 봄·여름(S·S) 컬렉션 파리 패션쇼에서 해외 셀러브리티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해당 게임을 전파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죠. 이후 좋아하는 아파트 게임을 노래로 만들었다며 한국의 안주와 소맥까지 소개했습니다. 좋아하는 술 게임이 로제의 단독 빌보드 입성까지 이뤄내는 중이죠. 로제는 이번 신곡으로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K팝 걸그룹 최초의 글로벌 기록을 써낼 예정입니다. 22일 기준 차주 빌보드 ‘핫100’ 12위 이내로 입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요.

‘아파트’의 인기에 음원 유통사인 YG PLUS도 신이 났는데요. '아파트'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음원 유통사인 YG PLUS에 대한 투자심리가 달아오른 거죠. 22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스피 시장에서 YG PLUS는 전 거래일보다 1040원(29.89%) 오른 452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앞서 YG PLUS는 전날 상한가를 기록해 장을 마감했죠.

한국의 술 게임이 빌보드에 입성하는 순간을 목도하는 요즘, 도대체 진짜 이 ‘K컬처’는 어디까지 가게 될지 감도 서지 않는데요. 이제는 신라시대부터 함께한 술 게임을 전 세계에 놓아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부디 ‘과음’은 전파되지 않길 바라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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