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채 되지 않아 순자산 6배 급증
AI 전력투구·메타버스 접목 주효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의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의 순자산은 2010억 달러(약 264조 원)로 집계됐다. 그의 자산이 20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세계 500대 부자 순위에서도 4위에 올랐다. 1~3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순이다.
특히 저커버그 CEO의 순자산은 최근 2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거의 6배 폭증해 눈길을 끈다. 다른 빅테크 거물들도 올해 재산을 크게 늘렸지만, 저커버그 CEO의 최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AI 반도체의 대표 수혜주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의 올해 순자산은 두 배가량 늘었다.
저커버그 CEO 순자산이 급증한 것은 그가 13%를 보유한 메타 지분 덕분이다. 메타 주가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 60% 넘게 올랐다. 그 결과 저커버그 CEO 순자산은 올해만 734억 달러 불어났다.
메타는 2022년 페이스북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꾸고 메타버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나서 큰 위기를 겪었다. ‘3차원 가상세계’를 표방하는 메타버스와 기존 가상세계 사이의 개념 차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 속에 주가는 급락했고, 소셜미디어(SNS) 분야에선 쇼트폼(짧은 동영상)으로 인기를 얻은 틱톡의 위협에 직면했다.
그러나 올 들어 메타버스 투자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메타 주가는 랠리를 펼쳤고 저커버그 CEO의 재산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과거 허울뿐인 메타버스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주 공개한 새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이다. 오라이언은 메타가 증강현실(AR)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하던 스마트 안경에 AI 기술을 탑재한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스마트폰 다음 컴퓨터 기기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시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JMP증권은 보고서에서 “5년에 걸친 메타의 하드웨어 개선과 AI 진전이 합쳐진 오라이언은 메타가 SNS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메타는 AI 열풍에도 재빠르게 가담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발전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팬과 일대일로 소통하는 ‘AI 크리에이터’에 대한 추가 투자도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메타버스에 대한 저커버그 CEO의 투자는 처음에는 엄청난 실수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또한 그는 AI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