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스템으로 진료 최적화 분당서울대병원 [가보니]

입력 2024-10-0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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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활용 의료진 교육…디지털 혁신 끊임없이 추진 [초고령사회, 의료AI 온다④]

▲분당서울대병원 전경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전경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스마트병원의 리더로 꼽히는 분당서울대병원이 보다 편리하고 신속하게 환자들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병원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본지는 종이없는(페이퍼리스·Paperless) 병원을 선언하고 20년 넘게 스마트병원을 구축해온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았다. 최근 방문한 병원 로비엔 과거와 달리 사람이 붐비지 않았다. 올해 7월 카카오톡 기반 진료예약 서비스 ‘케어팻’을 가동해서다. 간단한 본인 인증 후 케어챗에 가입하면 병원 내 모든 여정을 모바일로 쉽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반적으로 처음 병원을 방문하면 진료 예약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 도입된 케어챗과의 챗봇 서비스에서는 질환명이나 진단명, 증상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진료가 가능한 의료진을 알려줬다. 위치 기반 외래진료 접수, 전자문진 등 진료과정에서 대면으로 했던 기능도 탑재돼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

병원 관계자는 “케어챗을 활용하면 오늘 병원에서 해야 할 일(To-do list)을 알려줘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진료를 마친 뒤 진료비 수납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도 분당서울대병원에는 없다. ‘진료비 하이패스’ 시스템 덕분이다. 병원은 일일 내원 환자 수가 계속 늘며 창구 대기시간과 혼잡도가 증가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시스템을 적용했다. 사전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자동결제가 이뤄져 진료·검사 뒤 수납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집으로 가면 된다.

▲병상마다 설치된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Smart Bed Side Station·SBS)을 통해 의료진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병상마다 설치된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Smart Bed Side Station·SBS)을 통해 의료진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입원 환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개인 맞춤형 터치패드 ‘스마트 베드 사이드스테이션(Smart Bed Side Station·SBS)’도 눈길을 끌었다. 침상마다 설치된 SBS는 텔레비전이나 유튜브 감상 용도로 쓰지만, 본인이 먹는 약 정보와 회진시간, 오늘 검사일정 및 결과 등을 환자 스스로 확인하도록 해준다. 의료진들이 종이에 써 검사 결과를 일일이 알려주던 과거와 달리 환자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아졌고, 의료진의 업무 부담도 감소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었다.

또한 환자나 보호자는 병원비도 SBS에서 클릭 한 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보험업무 등을 위해 필요한 서류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시트 교체, 청소 요청, 병실이동 등도 굳이 간호사를 통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어, 간호인력이 환자 직접 돌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궁금했던 정보를 온라인 상담을 통해 의사에게 물어볼 수 있고, 회진 시 보호자와의 원격 상담까지 가능하다.

▲실제 임상현장과 똑같이 구현한 SMART 시뮬레이션 센터 (노상우 기자 nswreal@)
▲실제 임상현장과 똑같이 구현한 SMART 시뮬레이션 센터 (노상우 기자 nswreal@)

분당서울대병원의 스마트병원 진화는 의료진 교육에도 적용된다. 지난해 1월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지하 1층에 1009㎥ 규모의 ‘스마트(SMART) 시뮬레이션센터’를 열고 운영을 하고 있다.

센터는 병실, 중환자실 등 실제 임상현장을 똑같이 구현했고 조정실에서 심박수와 호흡음 등 생체신호를 하나하나 조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교육생은 실시간으로 구현되는 상황에 맞춰 응급상황에서의 올바른 대처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선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던 중 튜브가 빠진 상황에서 어떠한 대처를 해야 할지에 대한 교육이 예정돼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임상현장에서 쉽게 일어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의료진이 우왕좌왕하다가 뭘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사전에 대처하는 훈련을 해봄으로써 돌발 상황을 해결할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센터에는 현미경과 미세수술기구도 갖춰져 있으며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복강경 수술 시뮬레이터, 백내장 수술 시뮬레이터 등으로 실습이 가능하다. 의료현장에서 쓰는 기구를 선택하고 조직을 잘라내는 움직임까지 구현돼 잘못된 처치를 하면 피가 나오는 등 현실감을 높였다.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오면 2~3시간 넘게 연습하다가 간다”고 귀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가 복강경 수술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실습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가 복강경 수술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실습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분당서울대병원은 그동안 다수의 국내 최초 스마트병원 사례를 만들어 왔다. 2006년에는 진료정보교류시스템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다.

또 2010년에는 스마트병원 인증기준 중 하나로 미국의료정보경영학회가 전자의무기록(EMR)을 활용한 진료·연구 역량을 평가하는 ‘HIMSS EMRAM’ 인증 최고등급(Stage7)을 북미를 제외한 유럽·아시아 전 지역에서 최초로 받았다. 해당 인증은 2016년, 2019년, 2023년 연속 재인증을 신청해 4회 연속 최고 등급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중 HIMSS 7단계 인증을 받은 건 분당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두 곳뿐이다.

코로나19 기간에도 디지털 혁신으로 성과를 냈다. 원격 중환자실 모니터링과 비대면 협진시스템(e-ICU)을 갖춰 실시간으로 인근 병원(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이천병원·포천병원) 중환자들의 생체 징후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비대면 협진을 지원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도 운영 중이다. 중환자실 현황과 환자들 생체정보를 확인하고 정상수치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환자 리스트에 올라가 해당 병원과 비대면으로 협진을 한다. 환자 정보를 클릭하면 생체정보와 그간 받았던 검사 결과나 진단 내용을 의료진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끊임없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온 분당서울대병원은 앞으로도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간의 원활한 의료정보 공유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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