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컷’ 이후 세계 각국 중앙은행 행보는…“한국은행, 연내 금리 내린다”

입력 2024-09-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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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통화 약세 우려 완화
인도·남아공·태국 등 인하 동참 전망
브라질은 정반대로 금리 인상
일본은행은 ‘숨 고르기’ 나설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으로 4년 반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빅컷으로 그간 금리 인하에 뛰어들지 못했던 한국과 인도,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금리 인하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과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선제적 대응을 취했다. 선진국뿐만 멕시코, 칠레 등 일부 남미 신흥국들도 올해 금리를 내렸다.

하지만 한국 등 일부 신흥국들은 ‘관망 모드’를 취했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게 되면 자국 통화 약세로 수입품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준이 ‘빅컷’에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제이슨 투비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다른 중앙은행들에 최소한 그들이 행동에 나선다 해도 통화 가치가 다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JP모건체이스 분석팀은 “내달 인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한국은행과 태국중앙은행도 연말 전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인도네시아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발표에 앞서 이날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둔 남아공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남아공은 8월 회의에서 금리를 연 8.25%로 유지하며 7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자국 통화 가치를 미국 달러화에 연동하는 방식의 고정환율제(달러 페그)를 채택한 주요 산유국들은 이날 연준에 보조를 맞춰 잇따라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카타르 중앙은행은 이날 주요 정책금리를 0.55%p 인하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환매조건부채권(레포·Repo)금리 등을 0.5%p 내렸고, 바레인은 익일물 예금금리를 5.50%로, 아랍에미리트(UAE)는 4.90%로 각각 0.5%p 내렸다.

연준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연준과 달리 ‘각자도생’식 통화정책에 나서거나 ‘관망 모드’를 이어가는 국가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은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미국과 달리 기준금리를 0.25%p 올린 10.75%로 결정했다. 브라질이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2022년 8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8월부터 7회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과 함께 헤알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자 연준과 달리 금리 인상으로 방향키를 돌린 것이다.

호주와 노르웨이도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아 내년까지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은 금리 인하 후 당분간 신중 모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를 내놓는 일본은행(BOJ)은 8월 초 글로벌증시 ‘블랙먼데이’ 주범이었다는 비판을 의식해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7일 사실상 ‘총리 선거’인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도 일본은행이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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