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보다 살 집?”…서울 아파트 거래 상위 단지, 돈줄 죄니 실수요로 몰렸다

입력 2024-09-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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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와 집값 급등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집값이 한껏 오른 강남지역 핵심 단지 수요는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오른 지역 내 무주택 실수요자나 1주택자가 갈아탈 수 있는 가격대의 단지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19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의 단지별 거래량 통계 분석 결과 8월 1일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 1위를 기록한 곳은 광진구 ‘롯데캐슬이스트폴’로 총 53건이 거래됐다. 이어서 2위는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29건, 3위는 송파구 ‘파크리오’ 28건, 4위는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 27건, 5위는 강북구 ‘SK북한산시티’ 25건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최근 거래량 1위에 오른 롯데캐슬이스트폴과 4위 래미안라그란데는 모두 내년 1월 이후 입주를 앞둔 단지다. 입주를 수개월 앞두고 분양권 거래가 몰린 것은 그만큼 실거주를 염두에 둔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와 SK북한산시티는 각각 양천구와 강북구 내 핵심지에 들어선 3000가구 이상 초대형 단지로 지역 내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다.

이 밖에 최근 거래량 상위 10위권 안에는 관악구 ‘관악드림타운’(23건·6위)과 ‘관악산휴먼시아2단지’(21건·공동 7위), 성북구 ‘길음뉴타운4단지 e편한세상’(19건·공동 9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모두 서울 외곽지역 가운데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 핵심 단지로 투자보다 실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9510가구 매머드급 단지인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지난달 이후 21건만 거래돼 거래량 순위 공동 7위를 기록했다. 헬리오시티는 송파구 랜드마크 단지로 서울 내 단지 거래량 집계 때마다 1위를 기록한 곳이다. 이 단지는 송파구 집값 풍향계 역할을 하는 만큼 실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도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지만 지난달 1일 이후로는 매매 수요가 뚝 끊겼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실거주 수요자 강세는 올해 상반기 서울 주요 거래량 상위 단지와 비교하면 더욱 명확하다.

아파트실거래가 상반기(1월 1일~6월 31일) 기준 서울 거래량 상위 단지는 헬리오시티(215건)와 강동구 ‘고덕그라시움’(183건), 파크리오(182건),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123건), 강동구 ‘고덕아르테온’(114건) 순이다. 상반기 거래량 상위 5개 단지 중 파크리오를 제외하면 최근 2달 기준 거래량 상위 단지에 이름을 올린 곳은 한 곳도 없다. 8월 이후 고덕그라시움은 12건,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14건으로 모두 거래량 상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실수요자 중심으로의 서울 아파트 시장 지형변화는 지난달 이후 본격화한 금융당국발 대출 규제와 강남권 아파트의 집값 전고점 돌파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지역은 아파트값이 전고점을 뚫은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강남권역 이외 지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 대출마저 금융당국에서 강하게 압박하자 투자를 목적으로 한 매수도 힘든 시장 상황”이라며 “앞으로 전고점을 회복하지 않은 안전 마진이 남은 지역의 주요 단지 위주로 당분간 실수요가 몰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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