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구로구 대흥ㆍ성원ㆍ동진빌라 재건축 사업현장을 찾아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재건축 사업현장을 직접 찾아가 정부와 서울시의 계획을 주민에게 설명하며 사업 현장의 애로는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정비사업 지원기구인 한국부동산원과 정비사업비 보증을 수행하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함께 참석했다.
대흥ㆍ성원ㆍ동진빌라 재건축은 대흥빌라(244가구), 성원빌라(251가구), 동진빌라(246가구)를 통합해 1148가구(공공주택 81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세 빌라는 1985~1988년 지어져 준공 40년을 목전에 뒀다.
이날 빌라 주민과 함께 현장 순회를 마친 오세훈 서울시장은 가구 수에 비해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한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동시에 저층 주거지 정비사업 속도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종전에는 1~3종 주거지역 구분으로 재건축을 하고 싶어도 경제성이 안 나온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지난달 ‘주택공급 확대방안'(이하 8ㆍ8대책) 발표 이후 용적률 완화 비율을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저층 주거지들이 용기를 얻어 재건축에 앞장선다면 현재 오르고 있는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리고 말했다.
함께 주택단지를 둘러본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의 빠른 통과를 촉진했다. 재건축ㆍ재개발사업의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속도를 높이고, 추진 과정의 불확실성은 최소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달 2일 발의됐다.
박 장관은 “정비사업 절차를 병행 처리해 사업 속도를 높이고 적절한 수준에서의 공공 지원이 이뤄지는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라며 “여야 합의로 무탈한 통과를 전망하고 있으나 국민을 위한 법안임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 정치권이 합심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대흥ㆍ성원ㆍ동진빌라 재건축 정비계획 내 공공기여(기부채납)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2년 정비계획 수립 당시 구로구는 기존 장애인보호작업장을 확대 건립하고 구립장애인종합복지관용 부지 계획을 제안, 조합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 다수의 재건축 단지에서 기부채납 시설을 두고 서울시와 조합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합 측은 공공기여 요구 수준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용적률 혜택 등을 받으려면 공공기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돼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에 앞서 기부채납 비율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고개를 들었다.
오 시장은 기부채납 확대에 대한 조합의 이해를 요청했다. 그는 “기부채납 시설은 결국 서울 시민들의 편익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이런 시설을 만드는 것이 집값에 영향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생기는 것은 이해하지만 사업이 늦어지면 조합원 뿐 아니라 공급 지연으로 인해 서울시민까지 손해를 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택 공급 부족이 부동산 가격 불안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서 박 장관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답변했다. 그는 “8.8 대책에 정비사업 물량을 조기 착공하고 비아파트 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주는 등 공급 확대 관련 내용이 대거 포함됐는데, 이런 대책들이 실제 물량이 돼 시장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단 예상 물량이 가시화되면 상당한 양의 주택 공급이 이뤄져서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