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도 무료배송”…비결은 ‘번개 분류’ [新크로스보더 알리의 비밀]

입력 2024-09-10 09:00 수정 2024-09-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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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알리 합배송 거점’ 차이냐오 항저우 DLJ 자동화 물류센터

1만70㎡ 규모 창고서 160만 개 상품 저장
합배송 필수 자동화 분류 시스템으로 신속 정확
시간 당 최대 4000건 처리…사람 대비 약 6배 효율
전창고 RFID 시스템 도입…대형화물 모니터링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이태성(가명, 33)씨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서 1000원~2000원대 상품 4개를 주문했다. 배송비는 무료였다. 판매자(셀러)가 모두 다른 상품이었지만 하나로 포장이 돼 5일 만에 배송됐다. 주문한 상품이 중국에서 오지만 단 돈 1000원짜리 상품도 무료 배송이 가능한 이유, 알리의 ‘합배송’ 덕이다.

3일(현지시간) 오후 방문한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는 알리의 합배송을 구현하는 핵심 시설이다. 합배송은 소비자가 여러 셀러에게서 구매한 상품을 한 포장지에 모아 발송하는 묶음 배송을 말한다. 중국 직구 상품은 항공, 해운 등을 통해 배송하는 만큼 물류비 부담이 크다. 하지만 알리는 알리바바의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를 활용 합배송 시스템으로 저가 상품도 무료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는 총 면적 1만70㎡로 작년 10월 정식 가동됐다. 국제 택배 배송을 위한 160만 개의 저장 공간을 갖추고 있다. 항저우 DLJ 물류센터의 주요 발송지는 유럽이다. 미국과 중동 등으로 가는 상품도 이곳에서 합포장된다.

항저우 DLJ 물류센터 관계자는 “이곳은 하루 최대 40만 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물류창고”라면서 “이는 차이냐오 국제 택배 일일 처리 전체 물량 중 약 8.3%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입고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입고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항저우 DLJ 물류센터는 수령, 보관, 분류, 발송의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 소비자가 알리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셀러가 주문 상품을 포장, 항저우 DLJ 물류센터로 보낸다. 셀러가 보낸 상품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투입, 이 과정에서 무선주파수식별(RFID) 카드 정보가 인식된다. 과거에는 수동으로 바코드를 스캔해야 했으나 RFID를 활용하면 다량의 상품을 신속하게 스캔할 수 있다. 현재 차이냐오는 배송 상품의 RFID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자기장, 알고리즘, 리더기 개선 등 연구를 진행 중이다.

RFID 카드 정보 인식이 완료된 상품은 국가 또는 지역별로 재분배,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져 2층으로 보내진다. 2층에는 작은 칸으로 된 상품 저장 공간이 배치돼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우편함과 흡사했다. 셀러가 보낸 상품은 고객이 주문한 다른 상품이 올 때까지 이곳에 저장된다. 고객이 주문한 모든 상품이 물류센터에 입고되면 직원들은 피킹 시스템을 활용, 저장돼 있는 위치를 안내 받아 피킹 작업을 수행한다. 실제 이날에도 직원들은 포대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피킹 작업에 한창이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자동화 분류 시스템 '번개'에 상품을 넣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자동화 분류 시스템 '번개'에 상품을 넣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피킹 작업이 완료된 포대의 상품은 이른바 ‘번개(闪电)’라고 부르는 자동화 분류 기기로 들어간다. 번개에 포대 자루에 담긴 모든 상품을 넣으면 상품 정보 등을 자동 스캔·인식 후 각각의 개별 고객별로 하나의 바구니에 담는다. 합포장을 위한 분류 작업을 사람이 아닌 기계로 하는 셈이다.

항저우 DLJ 물류센터 관계자는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번개 자동 분류 시스템”이라면서 “자동화 효율이 높고 인식 속도 등이 빨라 번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는 총 7개의 번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전체 물류 창고 중 최대 규모다. 번개 기기 하나에는 총 120개의 분류 칸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기 하나에서 120명의 고객을 담당하는 셈이다. 또 하나의 번개는 시간 당 3500~4000건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기기를 최대로 돌릴 경우 한 시간 당 2만8000건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항저우 DLJ 물류센터 관계자는 “수동으로는 한 시간에 600건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었으나 번개 도입 후 처리 속도가 크게 개선됐다”며 “이를 통해 창고 내 피킹 효율성을 높이고 합포 작업 시 경로를 줄여 인력을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서 번개로 분류된 흰 박스의 상품을 직원들이 합포장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서 번개로 분류된 흰 박스의 상품을 직원들이 합포장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번개를 통해 하나의 박스로 취합된 고객의 상품은 포장 작업대로 이동 사람의 손으로 수동 포장된다. 포장 작업대에 앉아있는 물류센터 직원은 능숙하게 박스에 있던 상품을 집어 하나의 상품으로 포장했다. 특히 왼손과 오른손을 별도로 움직이며 포장에 속도를 올렸다.

이렇게 하나의 상품으로 합포장된 상품은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출고장으로 이동한다. 출고장에서 국가, 지역, 배송 경로 등을 기준으로 나눠 대형 박스로 재포장되고 본선 창고로 이동, 본선 창고에서 전세계로 배송된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서 합포장된 상품이 출고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샤오산구에 위치한 차이냐오 항저우 DLJ 물류센터에서 합포장된 상품이 출고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차이냐오에 따르면 항저우 DLJ 물류센터는 향후 자동 통합 시스템을 통해 고효율, 고품질의 창고 분배 능력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처리 속도 향상, 비용 절감 및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서비스 품질과 고객 만족도를 증대시키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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