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박수가 나왔다. 기대감도 크다. 대한민국 1호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연간 매출 1조 원 이상)으로 기대된다. J&J는 렉라자+리브리반트 요법에 대해 연간 50억 달러(6조7725억 원) 매출 달성을 기대한다.
업계는 최근 ‘꽁꽁’ 얼어붙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투자에 활력을 주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지난 2년여 업계엔 그야말로 투자 한파가 몰아쳤다. 실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던 2021년 바이오·의료 벤처캐피탈(VC) 신규 투자는 1조677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8844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글로벌 기술이전과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 FDA 허가라는 성과를 연이어 전했다. 렉라자는 국내 개발 신약 중 9호 FDA 승인 약물이다. 기술이전 건수와 금액도 최근 3~4년간 대폭 늘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집계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99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비공개 금액을 제외해도 총 계약 규모만 44조 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체결된 기술이전 계약은 8건, 규모는 4조6560억 원이다. 기업 면면도 다채로워졌다. 종근당, LG화학,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HK이노엔·와이바이오, 아리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등이 성과를 냈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을 선언했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가동’, ‘K-바이오·백신펀드 조성’,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등 제시된 정책은 많지만 실현 속도가 더디다. 업계는 꽁꽁 언 투자시장에 정부나 산하 기관의 R&D 투자 확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데 너무 존재감이 없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9월 출범한 ‘K-바이오백신펀드’로, 올해 실질적인 투자가 시작된다. 당초 보건복지부 예산 500억 원, 기존 펀드회수금 500억 원, 3개(산업·기업·수출입) 국책은행 총 1000억 원 출자 후 운용사 2곳(각 2500억 원)이 5000억 원을 조성해 운용 예정이었다.
하지만 펀드는 당초 계획과 달리 1~5호까지 나눠졌다. 1호는 지난해 11월, 2호는 올해 6월, 3호는 지난달 초에서야 펀드 조성과 운용사가 결정됐다. 4호 펀드는 지난달 19일 운용사 모집 공고가 났다.당초 계획보다 펀드 조성과 운용사 선정 등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단 뜻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모집 초기부터 지금처럼 1000억 원, 1500억 원 등 나눠서 했다면 벌써 펀드 조성과 투자가 이뤄졌을 텐데 복지부가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한다. 문제는 정부가 투자는커녕 펀드 모집도 못하는 사이 시장에 투자 한파가 닥쳤단 점이다. 정작 투자 유치가 어려운 시기 투자 마중물이 돼야 할 ‘K-바이오백신펀드’는 무용지물이었다.
반면, 투자가 어려운 시기에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적극적인 R&D 투자 확대로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K-제약바이오 경쟁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상반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R&D 투자액은 셀트리온 2067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 1770억 원, 렉라자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이 1048억 원, 대웅제약이 1188억 원이었다. 한미약품은 989억 원, GC녹십자 801억 원 등 SK바이오팜 792억 원을 투자했다.
연구개발 투자는 빠르고,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성과를 낸다. 특시 제약바이오분야는 더욱 그러하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업계 현장 목소리에 조금이라고 귀를 연다면 투자 타이밍을 놓치는 일은 없을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