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티메프 될라…위기의 K이커머스 ‘생존 사투’ [3세대 이커머스 재편]

입력 2024-08-23 05:05 수정 2024-08-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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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FI 주도 강제매각 진행…사옥이전ㆍ희망퇴직 '허리띠 바짝'
정용진 회장, G마켓ㆍSSG닷컴 적자 이어지자 수장교체 등 '쇄신인사'
롯데온, 영업손실ㆍ거래감소 고전…출범 이후 첫 희망퇴직 '군살빼기'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이번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공신력 있는 대기업 유통사 계열로 시장 재편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이커머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과거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이 쉽지 않게 됐다. 이로 인해 업계 1위인 쿠팡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제2의 티메프'가 되지 않기 위해 자생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2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쿠팡 11번가, SSG닷컴, G마켓, 옥션, 롯데온 등 대기업 계열 이커머스업체는 저마다 고군분투 중이다. 10년 넘게 시장 과열에 따른 출혈경쟁이 심화했는데, 이번 티메프 사태로 인해 생존 압박이 더 거세진 탓이다.

당장 11번가가 문제다. 11번가는 현재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작년 11번가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한 탓에 재무적투자자(FI)가 SK스퀘어의 11번가 지분 80.3%까지 묶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FI의 매각 희망액은 5000~6000억 원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FI가 2018년 투자할 당시 11번가 기업가치인 2조7000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자, 현재 시장 추정가(약 1조 원)도 밑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현재 11번가의 실적,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매각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11번가도 비율 절감을 위해 최근 사옥을 서울역 인근에서 경기도 광명시로 이전하고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사들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 감소와 영업 적자가 여전하기 때문. 이마트 IR자료에 따르면 SSG닷컴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3952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1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보다 14억 원 적자폭 줄였지만, 적자는 여전하다.

G마켓도 올 2분기 매출이 2526억 원으로 전년보다 13.9%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76억 원이었다. G마켓은 2021년 6월 신세계그룹 인수 전까지는 계속 흑자 행진을 했던 터라, 인수 후 계속된 영업적자는 신세계그룹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SSG닷컴과 G마켓 수장을 전격 교체한 것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란 해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6월 최훈학 SSG닷컴 대표, 정형권 G마켓 대표를 각각 새로 선임했다. 또 SSG닷컴은 2022년 7월 1일 이전 입사한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시행했다. 이 회사의 희망퇴직은 2019년 3월 이마트에서 분할돼 법인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도 위기다. 롯데쇼핑 IR자료에 따르면 롯데온의 2분기 매출은 278억 원으로 전년보다 23.3%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9억 원이었다. 전년(212억 원)보다 적자폭을 13억 원 줄였으나,롯데쇼핑 전체 매출 중 롯데온의 비중은 1%로 미미하다. 올 2분기 롯데온 앱 트래픽은 전년보다 15.7% 늘었지만 거래액은 9.8% 줄었다. 앱 접속시간, 소비자 수는 늘었지만 정작 구매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롯데온도 경영상황 개선을 위해 6월 출범 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군살 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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