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이해선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 “외국인 인재 활용해야 고도성장 가능”

입력 2024-08-09 06:00 수정 2024-08-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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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OP5 포용 도시 서울 구축"

올해 7월 서울시 내 ‘글로벌도시정책관’ 신설
외국인 이공계 석·박사 인재 유치 핵심 조직
외국인 지역 특화 비자 제도 관련 부처 건의
“외국인과 경제적·문화적 교류 활발해져야”

▲이해선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이 6일 서울시청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해선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이 6일 서울시청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의 고도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인재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울시는 올해 7월 저출생·고령화 시대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시 차원에서 전략적인 외국인‧이민 정책 수립을 위한 전담조직 ‘글로벌도시정책관’을 신설한 것이다. 서울 내 대학을 활용해 외국인 인재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외국인들의 정착부터 다문화사회 통합까지 이뤄 ‘글로벌 톱(TOP)5 도시 서울’을 구축하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미국 연수를 마치고 신설 조직을 이끌게 된 이해선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은 6일 본지와 만나 “대학을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사람들이 다 와있는 미국은 그 자체가 ‘멜팅팟’”이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긴 하지만 다양한 인종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인종·문화를 경험하고 돌아온 그는 글로벌도시정책관의 업무에 대해 “서울에서 다양한 글로벌 인재들이 서로 어울려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 정책관은 “글로벌 도시와의 교류를 늘리고, 외국인들이 한국에 이민 올 수 있도록 돕고, 우리 사회의 이주민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서울의 고도성장도 가능해진다”라며 “기존 국제 교류 업무부터 이민 정책 수립 같은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다 보니 확실히 기틀을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외국인들은 나라 전체뿐만 아니라 서울 내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내국인 인구가 감소했음에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는데, 주된 요인이 ‘외국인 인구 증가’였다. 2022년 기준 서울 거주 외국인 주민도 약 44만 명으로, 서울시 인구 21명 중 1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거주 외국인 주민들은 유학생, 근로자, 결혼이민자 등으로 출신 국적과 체류자격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이 정책관은 “전체 인구 비율 중 외국인 인구가 5%가 넘어가면 다문화사회로 규정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야 5%”라며 “전체 인구 중 외국인 인구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평균 15%, 뉴욕이나 런던같이 특수한 도시는 40%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여파에 따른 노동력의 부족 문제를 고려할 때 서울의 지속 가능한 성장, 안정적인 경제를 위해서는 외국의 우수한 인력을 끌어와야 한다”라며 “인재들이 일하다 서울을 떠나지 않도록 국내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외국인 이공계 석·박사 1000명 유치…“포용적 다문화 사회로”

▲이해선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이 6일 서울시청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서울시 상징캐릭터 ‘해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해선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이 6일 서울시청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서울시 상징캐릭터 ‘해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월 ‘외국인 주민 정책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2028년까지 2806억 원을 투입해 '글로벌 우수인재 유치'와 '포용적 다문화 사회'를 위한 핵심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서울 내 주요 대학과 협력해 외국인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 1000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 정책관은 “올해부터 개발도상국 우수 이공계 유학생을 대상으로 1인당 연 2000만 원씩 장학금을 주는 ‘서울 테크 스칼러십’ 프로그램을 마련해 국내 대학과 연결해 석사 학위 취득부터 취업 알선을 하려고 한다”라며 “지원 규모는 올해 20명에서 2028년 200명까지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학생들이 학생 신분으로 서울에 들어와 취업하려고 하면 비자 연계가 잘 안 된다”라며 “현재 법무부에서 지역특화 비자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 지역에만 해당해 시가 고급인력에 대해서 비자를 바로 연계해 발급받을 수 있는 쿼터를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서울 내 각 가정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가운데 외국인 간병 돌봄 인력 투입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방문취업(H-2) 비자, 재외동포(F-4) 비자를 가진 외국인만 간병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법무부는 최근 국내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에 한해 요양보호사로 일할 수 있는 특정활동 비자(E-7)를 발급하는 시범운영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 차원에서는 장기입원으로 간병비 부담이 큰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외국인 간병인을 도입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가사관리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국내 인력 공급이 부족한 분야의 외국인 인력 양성을 위한 '준전문인력 취업학교'를 신설하고, 수료자에게는 일자리를 연계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는 “육아·간병과 관련한 돌봄서비스 부문에서는 특히 수요가 많이 있기 때문에 (관련 부처에) 지역 특화 비자 등을 통해서 좀 더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정적인 비자에서 범위를 넓히게 된다면 육아·간병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정책관은 “글로벌 톱5 서울은 글로벌 도시 간 경제적·문화적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하면서 구축될 수 있는 것”이라며 “도시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국가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의 소임은 글로벌도시정책관에서 설계를 탄탄히 해 포용적인 다문화 사회로 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이주민들이 글로벌 도시 서울의 시민으로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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