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이승만·노무현·박정희...전직 대통령 소재 영화 봇물

입력 2024-07-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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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들 스크린으로 소환
현실 정치, 그만큼 좌우로 분리돼 있다는 증거
"대통령 과오 그리지 않고, 업적 등만 부각해"

▲올해 개봉한 대통령 소재 영화들의 포스터
▲올해 개봉한 대통령 소재 영화들의 포스터

뮤지컬 공연실황 영화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가 10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올해 초부터 '길위에 김대중', '건국전쟁', '노무현과 바보들: 못다한 이야기' 등 전직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초에 개봉한 '길위에 김대중'은 누적관객수 12만7233명을 기록하며 '대통령 영화' 릴레이 개봉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영화는 '노회찬6411'(2021)을 연출한 민환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개봉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민주당 고위 인사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김 지사는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대통령님의 소신과 국정철학 그리고 애국심을 다시 떠올리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김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길위에 김대중'에 이어 2월 개봉한 '건국전쟁'은 117만3329명의 관객수를 동원, 올해 개봉한 대통령 소재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1945년 해방 이후, 어지러웠던 남과 북의 정치 상황을 조명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을 발자취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당시 영화를 관람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된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중요한 시대적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국전쟁'이 개봉하고 3개월 뒤 '노무현과 바보들: 못다한 이야기'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2019년 개봉한 '노무현과 바보들'의 후속편이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5월 23일에 개봉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측근들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런 가운데 10일 뮤지컬 공연실황 영화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산업화 발전에 앞장섰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그리고 있다. 제작 관계자는 "2020년 기획한 뮤지컬 공연이 좀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영화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소재 영화가 연속해서 개봉하는 현상에 대해 한 영화계 관계자는 "원래 영화는 프로파간다적 성격이 강해 선전 용도로 많이 활용됐다. 히틀러가 영화광이었다는 사실은 너무 유명하다"라며 "특히 독재자들은 영화를 통해 자신의 정치 이념을 대중에게 선전ㆍ선동하는 도구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좌우를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들의 영화가 연속해서 개봉하는 이유는 그만큼 현실 정치가 좌우로 분리돼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라며 "개봉한 영화들을 보면, 대통령들의 과오는 없다. 오직 인간적인 면모와 업적 등만 부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특히 '길위에 김대중'과 '건국전쟁'은 상영 시기가 4ㆍ10 총선 시즌과 맞물렸다. 여야의 총선 경쟁이 영화관으로 번져 지지층을 결집하는 용도로 활용됐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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