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이 회사는 육아휴직, 배우자 출산휴가 등에 최대한 직원을 배려하여 아무 문제가 없던 곳이다. 그런데 한 직원이 본인의 업무부담 때문인지 배우자 출산휴가를 7일만 신청하였고, 회사는 당사자가 적게 가겠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여 이를 허가하였다. 육아휴직 역시 휴직 당사자가 1년 미만으로 신청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동일하리라 생각했다 한다. 하지만 결과는 과태료 50만 원 처분이었다. 대체 육아휴직과 무슨 차이가 있기 때문인가? 정답은 법령의 문구 차이다.
육아휴직과 배우자출산휴가 모두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에 근거한 제도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1항에서 육아휴직의 기간은 ‘1년 이내’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휴직 신청자가 1년 이내의 기간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사업주 역시 이를 받아들이는 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배우자출산휴가는 어떨까?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의2 제1항에서는 근로자가 배우자의 출산을 이유로 휴가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10일의’ 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내’와 같이 당사자와 회사가 기간을 재량적으로 정할 수 있는 문구가 전혀 없다. 법 문구상 근로자가 휴가를 신청하기만 하면 10일을 줘야 하게 되어 있다. 회사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으나 법에 대해 창조적 해석을 할 수 없으므로 문구 그대로 적용해야 하는 고용부 입장도 이해가 간다(굳이 현미경을 들이댔어야 하는 느낌도 있지만 이는 넘어가자). 노동부로서도 할말이 있다. 이미 2023년 2월 공개한 업무편람에서 배우자출산휴가는 ‘무조건’ 10일을 부여해야 한다는 해석을 공개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출산휴가처럼 얼마를 근로자가 청구하든 반드시 정해진 기일을 줘야 하는 휴가가 또 있다. ‘출산전후휴가’(근로기준법)이다. 이 휴가 역시 근로자가 얼마를 청구하든 회사는 반드시 90일을 부여해야 하고 그중 출산 이후가 최소 45일이어야 한다. 앞으로 육아, 일가정양립에 관한 휴가에 대해서는 고용부의 관리감독이 더욱 철저해질 전망이므로 유념해야 한다.
신동헌 에이플 노무법인 대표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