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입력 2024-06-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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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수정처럼 푸른 바다, 눈부신 햇살, 싱그러운 꽃과 나무… 그리고 제니?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카프리 섬에서 자크뮈스의 2024 가을·겨울(F/W) 컬렉션 쇼 '라 카사'(La Casa)가 열렸습니다.

이번 컬렉션은 더욱 특별했는데요. 자크뮈스의 15주년을 축하하는 자리기도 했죠.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펠트로부터 팝스타 두아 리파, DJ 페기 구, 모델 겸 배우 로지 헌팅턴 휘틀리, 데바 카셀 등 많은 셀럽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그의 위치는 조금 달랐습니다. 바로 런웨이 위였죠. 이번 쇼에서 패션쇼 모델로 데뷔한 제니는 우아한 검은색 드레스와 얼룩말 프린팅 뮬, 카프리 블루 컬러의 클러치를 매치,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능숙한 모습으로 런웨이를 누빈 제니는 한 남성과 뜨겁게 포옹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남성의 정체는 자크뮈스를 이끄는 디자이너 시몽 포르테 자크뮈스입니다. 둘은 초면이 아닙니다. 자크뮈스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1년 프랑스 파리 작업실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제니는 2022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자크뮈스 컬렉션에도 참석했고, 화보와 일상에서도 자크뮈스 아이템을 애용해왔죠. 지난해 연말 자크뮈스의 홀리데이 컬렉션 캠페인에도 참여했는데요. 자크뮈스도 인터뷰에서 제니를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들의 포옹은 패션계에서도 화제를 빚었습니다. 제니와 자크뮈스 모두 '트렌드'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출처=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출처=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19세에 론칭한 브랜드, 전 세계 GEN Z를 사로잡다

자크뮈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시몽 포르테 자크뮈스는 1990년생 젊은 디자이너입니다. 프랑스 남부 시골 농부 부부의 아들이었던 그는 디자이너의 꿈을 위해 19살에 세계 패션의 중심, 파리로 터전을 옮겼습니다. 안타깝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자크뮈스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요. 그는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어머니의 결혼 전 성을 딴 브랜드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이 브랜드가 바로 자크뮈스죠.

자크뮈스는 꼼데가르송 매장에서 일하면서 패션업계를 접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드는 데 열중했는데요. 꼼데가르송의 설립자 레이 가와쿠보, 아드리안 조프의 지원을 받아 자신의 컬렉션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죠.

불과 21세의 젊은 나이로 개인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 건 자크뮈스의 남다른 열정과 능력 덕분이었습니다. 그는 2014년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젊은 디자이너 상 최종 후보로 오른 데 이어, 2015년 LVMH 특별 심사위원상으로 첫 상을 받았습니다. 파리 패션에 대한 미니멀리즘적인 해석은 그의 고향, 남프랑스의 뿌리에서 비롯됐습니다. 실로 자크뮈스가 선보이는 옷을 보면 프렌치 시크와는 거리가 먼데요. 자크뮈스는 데이즈드를 통해 "자크뮈스는 밤의 라이프스타일, 클럽 같은 게 아니라 과일과 채소, 풀밭에서 구르는 일에 관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자크뮈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아이템은 미니 핸드백 '르 치키토'입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가방에 '물건이 얼마나 들어가냐'는 질문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패션계에서도 열광한 이 가방은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킴 카다시안, 켄달 제너, 리한나 등 세계적인 셀럽들의 품에 안겼고, 온라인상에서도 뜨거운 화제를 빚었죠. 작고 귀여운 크기, 파격적인 색상, 간결하면서도 창의적인 디자인은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국내에서도 자크뮈스의 인기는 뜨겁습니다. 4월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국내 세 번째 단독 매장이 들어섰는데요. 국내에서 자크뮈스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콘셉트 스토어 10 꼬르소 꼬모 서울(10 Corso Como Seoul)의 전보라 팀장은 "자크뮈스는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의 워너비 브랜드"라고 전했습니다.

▲자크뮈스의 FOOH 바이럴 영상(위), 라벤더 밭·소금 광산 패션쇼. (출처=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자크뮈스의 FOOH 바이럴 영상(위), 라벤더 밭·소금 광산 패션쇼. (출처=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이거 진짜야?"…눈 뗄 수 없는 영상, 자크뮈스의 남다른 '바이럴'

자크뮈스가 지금의 명성을 얻은 결정적인 계기는 패션쇼입니다.

자크뮈스는 2019년 6월 프로방스의 광활한 라벤더밭에서 2020 봄·여름(S/S) 컬렉션을 개최했습니다. 영국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한 이 패션쇼는 패션계 전문가들과 셀럽들의 찬사가 쏟아졌죠. 분홍색 캣워크 위엔 파스텔톤 색감의 의상이 줄지어 선보여졌고, 플라워 패턴이나 레이어링 등 세밀한 요소가 돋보이는 오버사이즈 재킷, 팬츠, 그물 라인의 니트 드레스는 전 세계 MZ세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도배했습니다. 이 라벤더밭 쇼가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직후, 단 하루 만에 20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가 늘어난 것으로 설명 끝입니다.

이후 자크뮈스는 교외의 밀밭, 하와이 해변과 모래사장, 소금 광산 등에 캣워크를 마련해 잇달아 화제를 빚었는데요. 그 과정에선 SNS 활용이 돋보였습니다.

자크뮈스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히 신제품을 홍보하거나 셀럽들의 화보를 올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닙니다. 자크뮈스가 놀러 간 휴가지 풍경 사진부터, 사무실 인테리어, 강아지와 함께 찍은 셀피 등 일상적인 모습도 게재되는데요.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풍경, 톡톡 튀는 색감, 현대적인 구도로 눈길을 사로잡죠. 자크뮈스 개인의 스크랩북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특히 이목을 끄는 건 말도 안 되는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들입니다. 가방이 파리 시내를 질주하는가 하면, 거대한 레몬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가방이 바다 위에서 부풀어 오르는 모습은 눈을 의심케 하는데요. 역시 자크뮈스가 SNS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상 옥외광고(Fake Out of Home·FOOH)죠.

FOOH가 광고계에서 주목받게 된 계기 역시 자크뮈스의 영향입니다. 2021년 6월 온라인상에 게재된 한 영상에는 와인병 모양의 기차가 파리 시내를 오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창문에 앉아 있는 사람도 포착됐습니다. 이 영상은 순식간에 확산하면서 인기를 끌었고, 와인병 기차를 구경하기 위해 파리로 향한 관광객도 있었습니다.

이 영상은 원래 아날로그 아트 작가였던 이안 패드햄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허구의 영상이었습니다. 그가 언론 등에 해당 영상이 허구라는 걸 해명하는 과정에서 FOOH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됐죠. 이 영상이 수많은 이들의 착각을 불러일으키면서, 프랑스 교통국에서도 '와인병 기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해야 했죠.

자크뮈스는 이 영상의 파급력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안 패드햄에게 브랜드 광고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탄생한 게 자크뮈스의 핸드백이 차량처럼 파리 시내를 주행하는 숏폼 영상입니다. 처음으로 제작한 브랜드 FOOH 광고 영상이었죠. 이 영상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됐고, 1년 뒤 자크뮈스가 핸드백 차량을 실제로 만들어 SNS에 게시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FOOH는 광고계에서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이죠.

▲(출처=자크뮈스, 시몽 포르테 자크뮈스 인스타그램)
▲(출처=자크뮈스, 시몽 포르테 자크뮈스 인스타그램)

제니와 자크뮈스, 티저부터 '눈길'

이번에도 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남다른 바이럴 영상이 게재됐습니다.

컬렉션 전날인 9일 자크뮈스 공식 계정에는 "쇼가 열리기 24시간 전"이라는 글이 게재됐습니다. 이 글과 함께 게재된 영상에는 톡톡 튀는 레드 오렌지 컬러의 타올을 두르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포즈를 취하는 제니의 모습이 담겼죠.

제니가 선 곳은 이탈리아 건축가 아달베르토 리베라가 설계한 건물 카사 말라파르테인데요. 붉은 스투코로 장식한 벽돌 건물로 단순한 상자 모양이지만, 지붕과 연결되는 길고 가파른 계단이 특징입니다. 급경사의 절벽 꼭대기에 있는 만큼 아찔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도 펼쳐지죠.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영화 '경멸'에도 이 모습이 담겼는데요. 자크뮈스는 2월 이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쇼를 해당 장소에서 개최했습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원색의 의상, 단정하게 빗어 묶은 로우 번, 시크한 선글라스와 이국적인 배경은 5초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들에 담겼습니다. 현대적인 구도까지 더해지면서, 자크뮈스의 컬렉션 티저 영상은 SNS에 최적화된, 감각적인 바이럴 영상이라는 호평을 불렀죠.

제니도 오랫동안 사랑해온 브랜드, 자크뮈스의 이번 컬렉션 쇼 역시 전 세계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향후 이들이 보여줄 신선한 여정에도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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