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무역 전쟁 피하려 노력”
유럽연합(EU)이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의 보복 조치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EU가 다음 달부터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고도의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EU가 즉각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중국·프랑스·EU 정상 3자 회담이 달성한 중요한 공동인식을 실질적으로 이행해 대화와 협상으로 경제·무역 마찰을 적절히 처리하기를 촉구한다”며 “후속 진전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모든 필요한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의 관세 폭탄을 비판하면서도 발언의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중국의 대응 또한 제한적 보복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지나치게 강경한 대응을 취하면 그동안 유럽에 ‘전략적 자율성’을 촉구해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노력이 퇴색되고 유럽이 대중국 정책에서 유럽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기업 트리비움 차이나의 조 페이셀 경제 분석가는 “중국이 공격적인 관세로 맞대응하면 무역 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중국 정부는 이를 피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당시 이미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여러 차례 인상했다. 조 바이든 정권하에서는 중국에 대한 선진국들의 공조가 강화하고 있으며,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세계 경제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독일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는 중국의 보복이 치즈, 돼지고기 등 농산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EU가 전기차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 후 중국 정부는 유럽산 주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또 중국은 대형 엔진을 장착한 수입차를 대상으로 25%의 고관세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야콥 군터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 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아직 필요로 하는 EU 제품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품에는 기계류, 고품질 산업 제품, 화학제품, 의료 기술 제품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EU와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EU는 추가 관세 발표 후 “조사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신취안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 겸 중국 세계무역기구(WTO) 연구원장은 “협상의 여지가 여전히 있다”며 “최종 결정은 몇 달 후에 내려질 것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가 부과된 이후에도 입장을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