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명실상부한 축구의 대륙이다. FIFA랭킹 7위인 포르투갈도 축구라면 어깨에 힘 좀 주는 나라라서 주요 경기가 열리면 떠들썩하다. 지난달 포르투갈컵 결승전이 있었는데 FC포르투가 스포르팅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부분의 방송에선 그 뉴스가 메인이었고 리포터들은 경기장 안팎의 표정을 전하느라 분주했다.
FC포르투 깃발을 흔들며 도로를 내달리는 자동차들, 또 그 차를 보고 축하의 의미로 경적을 울려주는 다른 운전자들. 또 다른 팬들은 집에 승리팀의 깃발을 내걸고 일부는 거리로 나와 샴페인을 들고 환호했다. 이럴 때면 지나가는 자동차 운전자는 어김없이 경적을 울려줬다. 여긴 우승팀의 연고지도 아닌데 말이다.
이제 유럽 각국의 국민들이 공 하나에 울고 웃을 시간이 왔다. 카페들은 야외에 대형 TV를 설치해 손님 잡기에 나섰다. 이 TV에선 하루 종일 축구만 나오리라.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는 EURO 2024 축구카드, 가이드북 판매가 한창이고 독일 왕복 항공권과 숙박료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맥주회사들도 대목을 맞아 일찌감치 TV광고는 물론 독일여행권 추첨행사, 응원도구가 포함된 한정판 맥주를 출시하며 들떠있다.
한 보험사는 ‘포르투갈이 이기면 당신이 이긴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포르투갈이 EURO 2024에서 우승할 경우 고객이 가입한 여행보험을 환급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앞서 EURO 2016 우승컵을 거머쥔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대규모 국가대항전에선 내심 우승후보라고 자부하고 있다. 간판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통산 14골로 이 대회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 중이다. 39세의 노장이 된 그에겐 이번이 마지막 유럽 축구 선수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침체된 소비를 살릴 축포가 그의 발끝에서 터질지 주목된다.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