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당, 라이 총통 견제 법안 추진…시위 격화 조짐

입력 2024-05-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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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총통 소환 권한 부여하는 법안 개정 추진
시위 규모 2014년 해바라기 학생운동 이후 최대

▲대만 타이베이 입법원 앞에 24일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타이베이/EPA연합뉴스
▲대만 타이베이 입법원 앞에 24일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타이베이/EPA연합뉴스
대만 야권이 라이칭더 신임 총통의 권한을 억제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시위대가 타이베이에 집결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야당 의원들은 총통과 기업, 심지어 일반인까지 소환 조사할 수 있는 권한과 기밀문서에 대한 접근권을 국회의원에 부여하는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다.

대만에는 이미 공무원을 조사하고 탄핵하는 권한을 가진 정부 감독 기관인 감찰원이 있다. 그런데도 야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확대하려 하자 이들이 중국과 도모해 라이 총통을 흔들려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친중 성향의 대만 중국국민당(KMT)의 알렉산더 황 고문은 “법안은 우리 방공 식별구역 너머 누구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만 시민들은 이미 법안에 반대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KMT와 민중당(TPP)이 법안을 일반적인 심의 없이 바로 원내 표결에 부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분개했다. 정작 라이 총통의 민진당이 준비한 법안은 아직 심의 위원회에 남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지난주 타이베이 입법원 밖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이날은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의회 주변 거리로 나왔다. 시위는 최소 10개 도시로 빠르게 번졌다. 이는 2014년 일명 해바라기 학생운동 이후 대만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해바라기 학생운동은 학생과 활동가들이 대만 입법원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시위를 의미한다. 당시 시위대는 중국과 대만이 졸속 처리한 양안 서비스무역협정에 반대하며 입법원을 기습 점거했고 결국 협정은 무산됐다.

다만 이번 법안은 의석 과반을 야당이 차지하고 있어 통과가 불가피해 보인다. 민진당은 법안이 통과하면 위헌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라이 총통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시민들은 합리적으로 말하고 젊은 층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입법원은 이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가능한 한 빨리 업무를 정상적으로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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