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지리학자 김정호가 만든 전국 지도인 '청구도'가 실감 콘텐츠로 제작돼 관객들을 찾는다.
8일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청구도 실감미디어월'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청구도의 다섯 번째 판본을 고해상도 지도로 구현한 실감형 콘텐츠다. 실감형 콘텐츠란 가상 현실(VR)을 실제처럼 만들어 체험하게 하는 콘텐츠다.
청구도는 조선 시대 지리학자 김정호가 1834년부터 1849년경까지 다섯 번에 걸쳐 만들었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목판본 '대동여지도'보다 10여 년 앞선 것이다. 현존하는 고지도 중 가장 크다(가로 462㎝, 세로 870㎝).
청구도에는 찾아보기 지도(색인도)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이 색인도는 현대의 우리에게는 익숙한 형식이지만, 당대 동아시아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방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콘텐츠는 청구도 600면의 지도를 OLED전용 디스플레이어에 1:1 크기로 이어 붙였다. 관객들은 마치 지도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도서관은 김정호가 청구도에 담아 놓은 다양한 지리ㆍ역사정보, 당시의 이상기후, 교통정보 등을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지도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 동물 등의 이미지는 마치 조선 시대 마을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청구도 실감미디어월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의 한글 금속활자본인 석보상절을 활용한 '3D 디지털북'도 새롭게 제작해 전시 중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신용식 지식정보서비스과장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보물 등 귀중 자료에 디지털 기술을 입혀 만든 새로운 도서관형 실감 콘텐츠를 통해 우수한 우리 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구도 실감 콘텐츠 공개를 기념해 방문자 대상 '지도 속 숨은 정보를 찾아라' 이벤트도 진행된다. 해설과 함께 실감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해설이 있는 K-컬쳐' 프로그램도 매일 4회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11일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