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3년 유예 효과에 '들썩'…강동구 전세매물 47% 늘었다

입력 2024-03-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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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모습.  (사진=연합뉴스)
▲29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전세 매물이 1년 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논의에 이어 3년 유예가 확정되면서 전세시장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전세 매물은 13만1162건으로, 이 중 서울은 3만1828건이었다.

1년간 경북(8.9%)과 제주(12.4%)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전세 매물은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서울 강동구는 무려 46.9%나 증가하며 눈에 띄는 오름폭을 보였다. 5일 강동구 전세 매물은 1년전(1656건)보다 크게 늘어난 2433건으로 집계됐다.

강동구 전세 매물은 지난해 6월 1000건대로 최저 수준을 보이다 이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분양가상한제 실거주 의무 유예가 확정적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세 매물은 2000건대로 올라섰다.

강동구 전세 매물이 늘어난 것은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통과된 영향으로 보인다. 실거주 의무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지역 아파트 당첨자는 입주가 시작되면 2~5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하는 규제다. 하지만 주택법이 바뀌면서 실거주 의무 시작 시점이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후 3년 이내'로 개정됐다.

실거주 의무 유예 혜택을 받는 단지들에서는 전세 매물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최근 입주를 시작한 강동구 아파트 단지들의 전세 매물을 살펴보면,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은 아직 입주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600건 이상의 전세 매물이 나왔다. 상일동 'e편한세상고덕어반브릿지'(593가구)는 약 130건이 전세매물로 등록돼 있다.

강동구 둔촌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벌써부터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를 내놓겠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2월 하순부터 전세 문의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강동구 상일동 소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2월 실거주 의무 완화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된 시점부터 전월세에 대한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물량이 늘며 전세 가격 하락세도 나타나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용면적 84㎡ 전세 매물은 6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반면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에 위치한 '고덕아르테온'의 경우 같은 면적 전세 거래가 7억 원 중반대에서 이뤄지고 있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어 "전세 가격도 인근 신축아파트보다 1억 원에서 1억5000만 원 가량 저렴하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주를 앞둔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는 응급책으로서 의미가 있다"며 "잔금 마련 필요성 등 실제 입주가 여의치 않은 수분양자들이 3년 이내에 전세를 내놓으면서 수혜 지역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강동구를 중심으로만 전세 매물 증가가 나타나고 있어 전세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유예 결정이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3년이라는 유예 기간이 정해져 있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고 고금리 상황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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