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따른 기업의 인력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 근로자를 위한 '인적 관리(HR)'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4일 '고령화시대 기업의 전략적 인사관리 방안'을 주제로 한 정기간행물 '임금‧HR연구 2024년 상반기호'를 발간했다.
'임금‧HR연구'는 국내외 기업의 인사‧조직, 임금제도 관련 최근 이슈를 특집주제로 선정해 학계 및 현장전문가, 기업실무자의 견해와 선도기업 사례를 전달함으로써 기업들의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지원하고자 연 2회 발간하는 정기간행물이다.
컨설팅사 머서코리아의 김주수 부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업스킬(up-skill)·리스킬(re-skill) 등을 고령화 대응 HR 전략으로 제시했다. 업스킬은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거나 복잡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다. 리스킬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직무와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을 말한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는 채용에서부터 보상시스템, 일하는 방식, 그리고 업무 구조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 걸친 전례 없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므로 기업 HR 전략의 선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부사장은 외부 인재를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 쓸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채용 등을 고령화 대응 전략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보상 시스템과 기업 분위기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애리 콘페리 상무는 "고령 인력의 계속 고용과 적정한 보상을 위해서는 기존의 연공적 성격에서 벗어나 역할과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기반으로 처우가 결정되는 보상 시스템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손 상무는 “고령 인력의 적정한 업무 부여를 위해 직군별 또는 직종별 역할 단계를 도입하고, 이러한 역할 단계에 기반한 평가와 승급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연공적 요인을 희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준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인구가 늘어나면서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인구오너스(Demographic Onus)’ 시대에는 연령주의와 위계적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상호존중하는 분위기를 갖춰야 조직의 혁신과 활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일본은 1994년 60세 정년 의무화를 입법한 이후 18년이 지난 2012년에야 희망하는 모든 근로자를 의무적으로 65세까지 고용하는 법을 만들었다"며 "특히 이때(2012년) 일본의 고령화율은 24.1%로 우리나라 현재 고령화율(2023년 19.0%)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0세 이후 계속 고용을 위해서는 우리 노동시장에서도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은 만큼, 우리도 계속 고용 입법을 서두르기보다는 기업들이 임금체계 개편 등 고령자 계속 고용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