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자로 재부상

입력 2024-02-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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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협상 주도 시기 무르익어"
中 총리, 내달 중재 외교 가능성↑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에 나서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에 나서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중재 역할이 재부상하고 있다. 최근 전세(戰勢) 변화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낼 협상을 주도할 때가 무르익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 제재 강화와 중립국이었던 핀란드ㆍ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파병론 등으로 대(對) 러시아 경제·안보 위협이 오히려 가중되는 속에서 상대적으로 중립적 위치에 있는 강대국 중국의 역할이 커졌다.

SCMP는 "중국은 그동안 중재자 역할을 하려 했으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때가 도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2022년 2월 개전 직후 스스로 중재자로 자청하고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던 바 있다. 이후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난 데 이어 작년 4월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중재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은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대화 재개와 휴전 모색, 핵무기 사용 및 사용 위협 금지,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등 러시아 제재 중단을 포함해 12개 항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SCMP는 여러 분석가를 인용해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으나 "이제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면서 "특히 우크라이나 대공세 실패 등의 전세는 중국 중재론에 기회의 창을 제공하고 있다"고 짚었다.

상하이외국어대 중동문제연구소의 판훙다 교수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을 정도의 러시아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지 못하지만 서방 국가와는 달리 러시아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역할론 재부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올버니대 청천 정치학 교수도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중국은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동맹으로 실질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라면서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제 중국이 더 많은 일을 하길 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 성공한다면 이득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천 교수는 "무엇보다 중국 중재로 전쟁이 종료된다면 유럽 일부 국가는 물론 개발도상국들에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크게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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