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들, 새로운 투자자 부상…주식계좌 4년 만에 3배 이상 급증

입력 2024-02-19 15:04 수정 2024-02-1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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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슈왑 10대 계좌 2019년 12만 개서 작년 30만 개 이상
투자액, 2년 만에 2배 늘기도
코로나19 때 대거 유입
Z세대 3분의 2, 중고등학교서 첫 투자 교육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로빌에서 8일 청소년들이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 오로빌(미국)/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로빌에서 8일 청소년들이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 오로빌(미국)/AP뉴시스
미국 10대들이 새로운 투자자 집단으로 떠올랐다. 최근 몇 년간 이들은 주식계좌를 급격하게 늘리고 자신들만의 정보 습득을 통해 투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슈왑에 등록된 10대 주식 계좌는 2019년 약 12만 개에서 2022년 20만 개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찰스슈왑이 TD아메리트레이드와 합병한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계좌가 30만 개 이상으로 불어났다. 뱅가드와 피델리티, 모건스탠리의 이트레이드 등 다른 주식 거래 중개업체들 역시 최근 몇 년 새 10대들의 보유 계좌가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계좌 수와 함께 투자금액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핀테크 앱인 그린라이트를 통한 10대들의 투자액은 2021년 1000만 달러(약 134억 원)에서 지난해 2000만 달러로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하면서 주식 시장에 대거 유입됐다고 WSJ는 전했다. 당시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시장에 상당량의 자금이 몰릴 때였다. 여기에 ‘밈 주식’ 열풍까지 불면서 연일 주가들이 오르자 10대 투자자들도 서둘러 시장에 참가했다.

이들은 밈 주식 열풍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빅테크가 강세장을 보이면서 이들의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올해 들어 뉴욕증시 다우존스는 3만8000선을 돌파했고 S&P500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10대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한 2020년 초부터 현재까지 S&P500지수는 약 55% 급등했다. 뱅가드의 제임스 마르티엘리 투자 책임자는 “빨리 시작할수록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0대들의 투자 시작 시점도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설문에 따르면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의 약 3분의 2가 중고등학교에서 처음 투자 교육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는 바로 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의 약 38%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가족이나 선생님을 통해 학습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식을 배우는 경우도 있었다.

부모의 적극성이 한몫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유아 자녀를 둔 부모가 전용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가 늘었다. 투자 앱 스태시는 자녀 출생 시 매주 10달러를 전용 계좌로 옮겨두면 자녀가 18세가 됐을 때 연간 약 8%의 수익률 기준으로 2만 달러가량의 종잣돈이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같은 수익률로 70세가 될 때까지 넣어두면 금액은 약 100만 달러까지 늘어난다.

S&P500지수는 지난해 말까지 30년간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2000년 닷컴버블 당시 최고가에 구매했어도 현재 약 7%의 평균 수익률이 보장되는 점을 고려하면 8%의 수익률은 기대해볼 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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