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심뇌혈관병원 타비팀(TAVI Team)이 최근 타비 시술(TAVI·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 1000례를 달성했다고 15일 밝혔다.
TAVI팀은 2012년 첫 시술을 시작으로 2016년 한 해만 50례를 달성했다. 2018년에는 한 해 100례를, 2022년 11월에는 누적 830례를 기록했다. 올해 1월 기준 1000례를 돌파했다.
1000번째 타비 시술 환자는 임종국(86) 씨로, 2018년부터 고혈압과 당뇨로 내원한 환자다. 당시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경도 대동맥판막 협착을 발견한 뒤 경과 관찰을 지속했으며, 5년이 경과한 지난해 12월 협착증이 중증으로 발전된 것으로 진단돼 TAVI 시술을 결정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있는 대동맥판막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질환이다. 판막이 좁아져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을 내보기 어려워지면, 심장근육이 두꺼워지고 유출되는 혈액량의 제한으로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의 증상이 생긴다. 예후가 급격히 나빠지면 2년 안에 사망할 수 있다.
TAVI 시술은 허벅지의 대퇴동맥을 통해 TAVI 판막을 삽입해 기존의 병든 판막을 치환하는 시술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로 시술을 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시술 직후 항응고제 중화요법을 사용해 6시간 후부터 앉거나 침대 주변 활동도 가능하다.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으며 입원 기간도 3~4일로 짧아 체력적으로 불리한 고령 환자에게 적합하다.
서울성모병원 TAVI팀에 따르면 임 씨는 양쪽 다리와 겨드랑이 혈관이 좋지 않아 경동맥을 통한 TAVI를 고려할 정도로 치료가 까다로운 환자였다. TAVI팀은 최종적으로 풍선 확장을 통해 우측 다리 혈관을 충분히 넓히고, 그 혈관을 통해 TAVI 시술을 진행했다.
임 씨는 지난달 31일 시술을 받고 이달 5일 퇴원했다. 임 씨의 보호자는 “환자가 고령이고 석회화가 심해 걱정이 많았는데 시술 시간도 예상보다 짧고 회복이 빨랐다”라며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서울성모병원 TAVI팀은 장기육 순환기내과 교수(심뇌혈관병원장)를 중심으로 숙련된 의료진이 통합진료팀을 이루고 있다. 매주 화요일 아침 TAVI 시술 예정 환자와 판막 수술과 관상동맥 우회로술이 필요할 수 있는 순환기내과 및 심장혈관흉부외과 환자들을 대상으로 통합진료를 한다. 토론을 거쳐 적합한 치료방법을 도출하는 다학제적 접근으로 시술 성공률은 99%, 30일 생존율은 97.4%를 기록 중이다.
2022년 4월에는 양측 대퇴동맥이 모두 막혀 다리 혈관으로는 타비시술이 불가능한 고령의 환자에서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경피적으로 겨드랑이 동맥을 통해 타비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을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작년 여름에는 수술로 삽입한 인공판막이 다시 좁아지고, 관상동맥 폐색 위험도 큰 환자에서 관상동맥 앞부분의 기존 수술판막을 절개하고 TAVI 시술을 하는 ‘바실리카’ 시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또한, 서울성모병원 TAVI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시술이 가능한 ‘경피적 승모판막 치환술(TMVR)’을 2018년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총 7명의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경피적 승모판막 치환술은 기존 수술로 승모판막 부위에 삽입된 인공판막이 고장 나 기능부전이 됐을 때 다리의 정맥으로 도관을 통과시켜 심장의 우심방으로 접근해 심방중격에 인공적인 구멍을 뚫고 인공 판막을 승모판에 삽입하는 시술이다.
장 교수는 “다학제적 토론을 통해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순환기내과 교수들이 최적의 치료법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환자마다 해부학적 구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다양한 고려 사항들을 검토해 적합한 판막을 선택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시술법을 사전에 예행연습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