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줄줄이 코스닥 상장 철회…왜?

입력 2024-0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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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2-18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얼어붙은 바이오 투자시장에 좀처럼 온기가 돌지 못하고 있다. ‘최적의 시점’을 찾아 코스닥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줄을 이으면서 올해는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도 점차 힘을 잃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4곳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을 개발하는 피노바이오는 심사 지연에 따라 최근 자진철회를 결정했다. 지난해 5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9개월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소 심사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기술성 평가 이후 진척된 당사의 R&D 성과를 적정 밸류로 반영하기 어려웠다”라면서 “회사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해 철회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피노바이오는 상장예비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저분자 화합물 1종의 미국 임상 1상을 완료하고, 후보물질의 마일스톤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심사 청구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기업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단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하이센스바이오와 옵토레인이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시린 이 치료제 ‘KH-001’의 임상 결과를 놓고 한국거래소와 이견을 빚었다. 거래소는 임상 2a상 결과만으로는 기술성을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연내 임상 2b상 결과까지 확보해 상장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하이센스바이오는 2022년 오리온홀딩스와 함께 합작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면서 주목받았던 기업이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상아질 및 치주조직 재생 원천기술의 기반이 되는 ‘코핀7(CPNE7)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 개발에 성공하고, 이를 활용한 시린 이 치료제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옵토레인은 5개월 만에 이를 물렀다. 옵토레인은 시스템 반도체 기술과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차세대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는 디지털PCR 진단장비 기업이다. 혈액암(만성골수성백혈병) 진단기기가 주력제품이며, 2020년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다.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코루파마는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로만 베르니두브 대표와 관련한 증여의제가 발생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지 7개월여만이다. 증여의제가 해소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 상장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2016년 설립된 코루파마는 히알루론산(HA) 필러 제조기업으로, 회사에 따르면 전 세계 117개국, 약 1700개 바이어와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상장을 통해 차세대 필러 개발에 속도를 내고, 탈모 예방 필러, 스킨 부스터 등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지난해에도 바이오업계의 기업공개(IPO)는 순탄치 않았다. 공모가 희망범위를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 부지기수였으며, 상장 후에도 저조한 주가로 속앓이해야 했다.

상장을 준비하는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기업 가치를 원하는 만큼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 길어지면서 대부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면서 “정부과제마저 위축되면서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가 갈수록 깐깐해지면서 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점도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체력은 물론 지배구조와 경영진의 도덕성까지 고려해 투자자들에게 위험요소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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