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악화와 투자 감소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매출 상위 주요 전통 제약기업들이 지난해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위기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제약업계와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추정치)는 1조9096억 원이다. 유한양행의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대비 7.5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737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105% 성장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제약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1조 원의 벽을 뚫었던 유한양행은 올해 2조 원 이상의 연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얀센 마일스톤, 국내 렉라자, 자회사인 유한화학 성장 등의 요인으로 2024년 매출액 2조2137억 원, 영업이익 1382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종근당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조6404억 원, 영업이익은 2304억 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2%,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9.6% 증가한 수치다.
종근당의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요인으로 신약후보물질 ‘CKD-510’ 기술수출이 꼽힌다. 지난해 4분기에 기술수출 마일스톤으로 종근당이 1000억 원 이상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의 신약 후보인 CKD-510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3억5000만 달러(약 1조7302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8000만 달러(약 1061억 원)를 받았고, 향후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5000만 달러(약 1조6241억 원)와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따로 받게 된다.
대웅제약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3개 분야에서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지난해 매출 1조3563억 원, 영업이익 1229억 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년 대비 매출은 5.95%, 영업 이익은 28%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긍정적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수출과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등에 힘입어 올해도 실적 전망이 밝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약품도 지난해 매출의 경우 2022년보다 10.21% 증가한 1조4674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실적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증권업계는 올해 이상지혈증 복합 신약 로수젯 등 주요품목 매출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북경한미약품의 견조한 성장세가 뒷받침되면서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대사이상성간질환(MASH) 치료제 시장 확대도 한미약품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머크에 기술 이전돼 있는 MASH 치료제 ‘LAPS-Dual agonist(에피노페그두타이드)’의 임상 2b상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이 유입되며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등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술수출 등 성과가 지속 보고될 것으로 보여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 실적도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