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재현 진원지 되나…민주주의 후퇴에 금융허브 퇴색

입력 2024-01-24 14:56 수정 2024-01-24 14:5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중국 경제 위기에 홍콩증시 추락
외국인 대거 유출에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 퇴색
국가보안법 도입, 선거제 개편으로 민주주의도 위기
중국과의 정치적 밀착에 외국인 투자자 유출만 가속

▲홍콩 타마르 공원에서 2021년 3월 6일 시민들이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원칙을 지지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홍콩/신화뉴시스
▲홍콩 타마르 공원에서 2021년 3월 6일 시민들이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 원칙을 지지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홍콩/신화뉴시스
홍콩이 새해 들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재현’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금융허브 지위가 퇴색하고 민주주의마저 후퇴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홍콩이 1998년 아시아에서 일어났던 금융위기를 재현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증시 항셍지수의 매도세가 심해지면서 은행가와 투자자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시작하는 등 20여 년 전과 같은 위기가 벌어진다면 진원지는 홍콩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1년 전만 해도 ‘제로 코로나’ 정책에 억눌렸던 중국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억눌린 소비자 수요가 폭발해 홍콩 경제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위기와 내수 부진, 당국의 기업 옥죄기 등으로 인해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고 여파는 홍콩으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홍콩증시가 맥을 못 추면서 금융허브로서의 입지도 타격을 받았다. 아직 1월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항셍지수는 이미 10% 이상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거 이탈이 뼈아팠다.

민주주의 후퇴 위기도 직면했다. 홍콩은 2020년 중국이 국가보안법을 도입하고 2021년 애국자만 출마하도록 선거제도를 개편한 이후로 반자유적 권위주의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사실상 친중 인사들 위주로 입후보를 제한한 것을 의미했다. 현지에선 홍콩을 통치하는 행정장관이 사실상 중국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지적들도 쏟아져 나온다.

▲홍콩에서 지난달 10일 마오쩌둥 공연 포스터 너머로 구의회 선거 포스터들이 보인다. 홍콩/AP뉴시스
▲홍콩에서 지난달 10일 마오쩌둥 공연 포스터 너머로 구의회 선거 포스터들이 보인다. 홍콩/AP뉴시스
동아시아포럼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홍콩은 한때 활발한 시민 사회와 정치적 권리 행사로 유명했지만, 국가보안법 도입 이후 최소 284명이 체포됐다”며 “선거제 변화는 홍콩의 민주주의 쇠퇴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유엔은 현재 구속 중인 홍콩 민주화 거물 지미 라이 빈과일보 사주에 대한 모든 혐의를 기각하고 석방할 것을 홍콩 정부에 촉구했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은 보고서에서 “라이의 체포와 구금, 몇 년에 걸친 형사 소송은 그가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홍콩 민주주의를 지지한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홍콩 법무부가 직접 판사를 선정하는 등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여러 차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사실에 경악했다”고 질책했다.

대표 반중 매체였던 빈과일보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21년 강제 폐간됐다. 이후 라이 사주는 같은 혐의로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라이의 재판은 홍콩의 정치적 자유와 사법독립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소개했다.

홍콩의 민주주의 퇴보는 최근 총통 선거를 치른 대만에서도 화두였다. 반중·친미 인사로 새 총통에 오른 라이칭더 당선인은 선거 유세 당시 “중국의 간섭이 성공한다면 대만은 홍콩처럼 총통이 아닌 행정장관을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민주주의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주주의 위기는 다시 홍콩 경제 위기로 이어진다. 오리엔트캐피털리서치의 앤드루 콜리어 이사는 “홍콩의 미래는 중국 경제를 위한 거대한 달러 은행이 되는 것”이라며 “이에 서방의 외국인들이 대거 떠났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도 “중국의 더 긴밀한 정치적 포섭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의 홍콩은 퇴색되고 있다”고 짚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인터뷰] 조시 팬턴 슈로더 매니저 “K-채권개미, 장기 투자로 美은행·통신·에너지 채권 주목”
  •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많이 오른 이 업종…지금 들어가도 될까
  • 이혼 조정 끝…지연ㆍ황재균, 부부에서 남남으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485,000
    • +3.24%
    • 이더리움
    • 4,710,000
    • +6.63%
    • 비트코인 캐시
    • 687,500
    • +8.27%
    • 리플
    • 1,584
    • -0.25%
    • 솔라나
    • 345,700
    • +2.04%
    • 에이다
    • 1,117
    • -4.53%
    • 이오스
    • 930
    • +0.32%
    • 트론
    • 281
    • +0.72%
    • 스텔라루멘
    • 338
    • -6.3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9,100
    • +1.12%
    • 체인링크
    • 21,480
    • +0.7%
    • 샌드박스
    • 492
    • +0.6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