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비만 여든까지’…학생·성인 건강검진 연계 관리 절실

입력 2023-12-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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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 소관, 학생은 교육부·성인은 복지부…건보공단 활용 통합관리 시도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 간담회실에서 개최된 ‘청소년 고도비만 조기치료 및 관리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생애주기별 국가 건강검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 간담회실에서 개최된 ‘청소년 고도비만 조기치료 및 관리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생애주기별 국가 건강검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학령기와 성인기 건강검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보건복지부(복지부)와 교육부가 건강검진 자료 관리를 연계하면, 생애주기에 따라 연속성 있는 비만 예방·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비만학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 간담회실에서 ‘청소년 고도비만 조기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건강검진 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교육부가 관리하는 학생건강검진은 초등학교 1학년·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학교에서 집단 검진 방식으로 실시해 수검률이 높고, 비만으로 분류되는 학생을 대상으로 별도의 검사도 한다.

문제는 생애주기별 국가 검진에 학생건강검진 데이터가 통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생 검진의 관리 주체는 교육부지만, 성인기 실시하는 국가건강검진은 일반 검진과 암 검진 등 모두 보건복지부 소관이다.

각각 다른 부처가 관리하는 검진 자료는 연계할 수 없다. 비만인 학생이 별도의 검사를 받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 그간 받았던 관리가 단절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예방하기 어렵다. 최근 10년간 국내 20~30대 비만율의 증가 폭이 가파르다. 2012년 비만율은 20대 20.9%, 30대 24.4%에서 2021년 각각 30.4%, 35.2%로 상승했다.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증가한다는 우려가 크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청소년기 체질량지수(BMI)가 높아질수록 고지혈증과 당뇨 등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을 비만의 합병증으로 갖게 될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가건강검진과 학생건강검진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학교와 행정기관이 연계해 검진 자료를 통합 관리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복지부와 교육부 간 자료 이동 및 공유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양 부처가 공유할 수 있는 학생 검진 자료 범위를 설정해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을 활용해 청소년기와 성인기 건강 검진 자료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정연희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의료기관, 보건소, 학교 등 관계 기관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다”며 “학생건강검진을 기존 교육부와 복지부에서 건보공단으로 일원화해서 내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원하는 검진기관에 아이와 방문해 아이에게 필요한 검진 항목을 조율하는 등 내용을 구체화하는 시스템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청소년 비만율은 점차 상승하고 있다.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2011년 남학생 6.8%, 여학생 4.2%에서 2021년 각각 17.5%, 9.1%로 증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고도비만 청소년은 정상 체중 청소년과 비교해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100배 이상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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