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정상운행 후 운행률↓
양대 노조 중 민노총만 참여
파업 출정식 “인력감축 철회”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9~10일 경고성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출근길 큰 혼란을 빚지는 않았다. 노사가 인력감축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파업이 현실화됐지만, 양측은 언제라도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입장이다.
9일 서울교통공사와 노조 등에 따르면 전날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대 노조 중 한국노총은 파업 경고파업 직전에 불참을 선언했다.
앞서 노조 측은 전날 파업이 결렬됨에 따라 서울시와 사측의 입장변화를 촉구하는 의미로 이날부터 10일 주간근무까지 ‘경고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세부적인 파업 시간대는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다.
이날 노조는 조합원 6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하루 이용 승객이 700만 명에 달하는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췄다”라며 “시민들의 안전과 지하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노조는 전날 사측과 최종 교섭이 결렬된 배경에 대해 “최종적으로 공사는 인력감축, 안전업무 외주화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라며 “현장 안전인력 공백을 우려해 올해 정년퇴직 인력이라도 최소한 채용하자는 노조의 제안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인력감축안이다. 현재 공사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2026년까지 2211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노조는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인해 지하철 안전과 시민 서비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사는 언제든 협상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내비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공사는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지하철 운행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도 “파업에 돌입해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언제든 대화와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와 공사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16일 수능 특별수송 후 2차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출근 시간대 열차는 정상 운행되면서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으나, 일부 노선에서는 열차 지연 등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6시 45분께 4호선 미아역에서는 코레일이 운행하는 열차 고장으로 승객이 전원 하차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하철 8호선 복정역에서도 오전 7시 50분께 열차 고장으로 출입문이 닫히지 않은 사고가 발생했다.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만난 김주영(35) 씨는 “원래 10시까지 회사에 가는데 출근 시간대는 정상 운행한다고 해서 1시간가량 일찍 나왔다”라며 “파업이 길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지하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지하철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파업 시행 시 출근 시간대를 제외하고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평소보다 53.5~79.8% 수준으로 감축해 운행하게 된다. 주말 운행률은 전 노선에서 절반가량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