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맛집은 다이소?…VT리들샷 3000원 화장품의 반란 [요즘, 이거]

입력 2023-11-07 16:13 수정 2023-11-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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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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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여기야

인기 화장품을 사러 나간다는 친구가 돌연 다이소로 향하는데요. 올리브영은 2층인데 왜 지하로 가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죠.

높은 품질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성비 넘치게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이미지였던 다이소가 최근 ‘화장품 맛집’으로 변신 중인데요. 무려 화장품계의 아성 올리브영을 넘볼 정도라죠. 있을 것 다 있는 다이소가 정말 ‘너무’ 있는 큰 종합생활용품으로 올라선 다이소. 이제는 ‘오픈런’, ‘품절’, ‘매진’이라는 간판까지 붙은 어마어마한 존재가 돼 버렸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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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다이소 화장품이란 이미지는 싼 가성비를 넘어(?) 써도 괜찮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던 적이 있는데요. 너무 저렴한 가격에 내 얼굴에 사용해도 될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죠. 화장품 코너에서는 면봉, 화장솜, 쿠션퍼프와 알로에젤 정도가 바구니에 담기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비싼’ 화장품이 용량과 수량이 조금씩 변경된 정도로 다이소 화장품 매대에 등장했는데요. 이게 내가 알던 그 브랜드의 화장품이 맞나 들어서 확인해보곤 했죠. 유명 화장품 브랜드사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다이소 협업 상품을 따로 출시한 건데요. 차츰차츰 그 파이를 넓히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빵’ 터져버렸죠. ‘품절’과 ‘매진’ 사태를 만든 ‘VT리들샷 100/300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이하 VT니들샷)’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뷰티업체 VT코스메틱에서 출시한 제품인데요. SNS와 유튜브 등에서 홈 케어 용품으로 화제가 됐던 상품입니다. 올리브영에서도 유명했죠. VT니들샷은 한 병(50mL)이 3만 원 이상에 판매됐던 제품인데요. 다이소와는 어울리지 않는 가격이었죠.

하지만 다이소를 만나 VT니들샷은 변신했습니다. 12mL(2mL·6개)에 3000원이란 가격으로 말이죠. VT코스메틱은 두 제품이 용량 및 패키지, 배합만 다르고 주요성분과 기능은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긍정적인 후기가 여럿 이어지며 2주 만에 초도 수량이 모두 판매됐습니다. 현재 해당 제품은 전국적으로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커뮤니티에는 이 제품을 구하기 위해 재고 확인 방법을 공유하는 글까지 나왔죠. 현재도 VT리들샷 매대는 제품 그림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곳이 많은데요. 수요가 높은 만큼 중고거래 앱 ‘당근’에서도 꽤 높은 가격에 재판매되고 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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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화장품은 이처럼 인지도 높은 브랜드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는데요. 고물가 시대에 정말 엄청난 이점이 아닐 수 없죠.

실제 매장 내 모든 화장품은 다이소 방침에 의해 균일가로 판매 중인데요. 다른 카테고리 제품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5000원을 넘지 않죠. 1000~2000원 상품이 여전히 전체 상품의 8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앞서 5월에는 색조 전문 브랜드 ‘입큰(IPKN)’이 다이소와 협업하면서 화제가 됐는데요. 중고가 브랜드 입큰이 다이소와 3000원~5000원대의 저렴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다이소 화장품을 바라보는 시선도 또 한 번 바뀌었죠.

이제는 그냥 화장품 매장과 다를 바 없는 상품 구성을 완료한 다이소인데요. 지난해 4월 네이처리퍼블릭 ‘식물원’을 시작으로 JM솔루션, 다나한, 동국제약 ‘마데카21’, 린제이, 에이블씨앤씨 ‘어퓨’, 투쿨포스쿨 TAG(태그), 클리오 ‘트윙클팝’, 조성아 뷰티 브랜드 ‘초초스랩’, 이넬화장품 ‘입큰’ 등 총 19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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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다이소 협업 제품으로 따로 구성되면서 ‘역대급 가성비 제품’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 극강의 가성비는 주머니 사정이 제한된 10~20대 학생들과 사회초년생에겐 이곳이 명품 화장품숍이자 올리브영의 서브매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는 수치로도 드러나는데요. 5일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다이소의 올해 상반기 뷰티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고요. 같은 기간 스킨케어 제품의 매출은 약 90%, 색조 화장품 매출은 50% 급증했죠. 지난해 2조9457억 원을 기록한 다이소 매출은 올해 3조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화장품 업계는 다이소를 향한 유통 채널 확대를 노리고 있는데요. Z세대에 이어 외국인도 이들의 타깃이죠. 다이소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성비 높은 가격과 좋은 품질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현재 다이소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싼커)의 필수 코스가 된 모양새인데요. 싼커들은 대부분 중국의 MZ세대(1980년대 생 바랑허우, 1990년대생 주랑허우들)죠. 각 나라의 고유한 체험형 콘텐츠를 즐기되 쇼핑 비용은 줄이는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소비형태에 딱 맞은 곳이 바로 다이소인 셈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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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생활러에 있어서 ‘마트권’, ‘편의점권’을 뛰어넘은 ‘다이소권’인데요. 필요는 하지만 굳이 비싼 제품은 아니어도 되고, 제 역할만 하면 되는 그 제품을 바로 다이소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매물 소개에 ‘다이소’ 인접이 공공연하게 당당히 박힌 이유입니다.

현관부터, 방, 주방, 화장실까지 모든 곳이 다이소 제품으로 통일됐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이제는 화장대까지 점령한 다이소. 어디까지 그 영역을 확장할지 가늠도 되지 않는 요즘. 그 ‘극강의 가성비’는 계속 함께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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