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새 CEO에 테드 픽 선임...월가 최하위 IB 실적 타계할까

입력 2023-10-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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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만장일치로 결정...“변화보다 안정 선택”
경쟁자 2명 계속 남아...월가서는 이례적 평가
고금리 기조·경제 불확실성 가중에 어깨 무거워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트 뉴스메이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트 뉴스메이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3대 투자은행(IB) 가운데 한 곳인 모건스탠리의 새로운 수장으로 내부 인사인 테드 픽 IB·트레이딩 부문 대표가 내정됐다. 이사회 만장일치로 선임된 그가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IB 부문 실적을 만회해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이사회는 이날 14년 가까이 은행을 이끌었던 제임스 고먼 현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피크 대표를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피크 차기 CEO는 내년 1월부터 모건스탠리를 이끈다.

앞서 5월 모건스탠리는 고먼 CEO가 사의 계획을 밝히면서 은행의 3개 주요 부서 책임자 중 한 명을 그의 후임자로 선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먼 CEO는 승계를 마친 후에도 회장 자리를 유지한다.

픽 선임은 모건스탠리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픽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임명은 전략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류 팀들과 함께 지금까지 회사를 성장시켜왔던 것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류팀은 괜한 말이 아니다. 모건스탠리의 자산관리 사업을 이끈 앤디 세퍼스타인과 투자관리 부문 책임자인 댄 심코위츠는 차기 CEO 자리를 두고 픽과 경쟁했지만, 회사에 남아 계속 함께할 예정이다. 세퍼스타인은 투자관리 업무까지 맡게 된다. 심코위츠는 픽의 지금 직함인 IB·트레이딩 부문 대표를 물려받을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공동사장을 겸임한다.

고먼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월가에서는 최고 자리를 놓친 이들이 계속 남아 일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들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우리는 해냈다”면서 “이는 픽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또 “픽은 열정적이며 사내에 많은 추종자가 있다”면서 “세계적 수준의 경영자로 모건스탠리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픽 차기 CEO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모건스탠리의 3분기 매출은 132억7000만 달러(약 17조8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4억1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8.5% 줄었다.

가파른 금리 인상 추세에 따른 타격이라고 하지만 주력인 IB 실적이 업계에서 가장 저조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3분기 IB 부문 매출은 9억38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7% 급감했다. 경쟁사인 JP모건체이스(17억 달러), 골드만삭스(15억5000만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12억5000만 달러)와 비교해 가장 적고 낙폭은 가장 크다. 경기침체 우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 갈수록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픽 내정자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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