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대상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내년도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안과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을 놓고 야당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날선 공방전이 오고 갔다.
이날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가 R&D 투자를 늘리면서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을 줄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외환위기 때도 줄이지 않았던 예산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삭감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추경호 부총리는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안 편성은 나눠먹기식, 뿌리기식, 폐쇄적인 부분을 정리하고,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적 예산을 늘리는 기조에서 재조정했다"고 맞섰다.
이어 "윤석열 정부 첫해에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차분히 보니까 한번은 R&D 예산을 구조조정할 때가 됐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라며 "예산 10조 원에서 20조 원까지 11년 걸렸는데, 20조 원에서 30조 원까지는 오는데 단 3년 걸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을 두고 추경호 부총리와 야당 간 신경전이 거셌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저하고(상반기 경기 둔화, 하반기 경기 반등)가 아니라 상저하락이다. 성장률, 물가 등 부총리 경제 전망이 맞는 게 없으니까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를 못 넘고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총리가 경제에 대해서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으니까 국가를 말아먹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정부를 상대로 질타도 좋고 추궁도 좋다. 지적과 제안 다 좋지만 표현에 대한 적정 수위가 있지 않냐”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추 부총리 이름으로 삼행시(추, 추경에 관심이 없다. 경, 경제도 너무 어렵게 만들었다. 호, 누구만 호의호식한다)를 하며 추 부총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정부 재정 역할이 미흡해 경제 성장률을 까먹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0.9%다. 이중 재정 기여도는 0.65%(전체의 3분 2) 정도"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원래 재정은 20~30% 기여를 하고 원래 민간에서 성장의 70~80%를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규모 세수 결손(59조1000억 원 전망)과 관련해 여야 모두 개선 필요성을 주문했다.
추 부총리는 "상당한 규모의 세수 전망 추계 오차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전문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와 협업을 강화하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서 제대로 추계하는 등 개선안을 적극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수 부족에도 민생안정·경제활력을 위한 지출은 차질 없이 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